질병청, 내달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개시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여름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재유행이 소강 상태를 보이지만, 여전히 돌출변수가 남아있는 상태다. 추석명절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에 본격 접어든 것은 물론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코로나 대한 시민 의식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숨은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만큼 감염병 예방수칙 전파 등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당국의 역할이 대두될 전망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의 코로나19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7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지난 1~7일에는 549명으로 3주 연속 줄어들었다. 올여름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 11~17일의 1452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이달 첫 주 20명이다. 이는 직전 주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4~10일 당시 84명의 23.8% 수준이다. 이달 첫 주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은 25.7%로 전주 대비 8.3%P 낮아졌다.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 수도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하락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이달 첫 주 응급실 내원 코로나19 환자 수는 2831명이다. 이는 직전 주(5214명) 대비 큰폭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완연한 날씨와 단풍 시즌 등으로 외부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을철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재유행 변수로 잡고 있다. 추석 연휴에는 전국적인 귀성길 행렬이 이어지고 가족 간 왕래가 이뤄지는 만큼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이다. 이번 연휴는 개인 연차를 소진하면 주말을 포함해 최장 9일로 긴 편인데가 3695만여명의 ‘민족 대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9~16일 967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기간 통행실태조사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국민 23.8%는 해당 기간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88.6%는 국내여행, 11.4%는 해외여행을 간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대부분 사람들이 4년 넘게 지속해온 코로나에 무감해지다 보니 증상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지 않고 일반 감기로 여겨 다시 번질 확률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성남 분당에 사는 회사원 A씨는 “4년전 코로나 발병 이후 코로나를 단순 감기로 인식해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며 “다시 확산하더라도 외부활동 여부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에 거주하는 B씨는 “가을임에도 이전보다 무더위를 체감하고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꺼려진다”며 “코로나 재유행이 심해지면 대중교통 탑승 등 인원이 몰리는 공간에서만 마스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주말, 야간, 공휴일 응급실에 오는 코로나19 환자 분산을 위해 공공 및 민간병원에 발열클리닉 109곳을 마련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을 방문할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하기, 기침할 땐 입과 코를 가리기 등의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내달 1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진 75세 이상 어르신을 시작으로 연령대별로 순차적으로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앞서 지난 13일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심의 후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국가 시행)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은 올겨울을 안전히 보내시기 위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 접종 받으시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