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 정상화 산 넘어 산…신평사들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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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PF 정상화 산 넘어 산…신평사들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9.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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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만 저축은행 30여개사 신용도 하향
하반기도 리스크 산적…당국 구조조정 압박도 거세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줄강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줄강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상반기 신용등급 줄하락을 겪었던 저축은행 업권에 다시금 강등 위기감이 돌고 있다. 충당금 부담으로 인한 저조한 수익성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저하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지난 5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KB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기존 A(안정적)이었던 기업신용등급이 A(부정적)로 변경됐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전망 변경 이유로 악화된 자산건전성과 대출 포트폴리오 내 잠재된 추가 부실위험, 저하된 자본완충력 등을 꼽았다. 실제로,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1년 새 크게 저하됐다. KB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7.2%로 전년 동기(3.4%) 대비 3.8%p 가량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전년 동기(3.4%) 대비 9.1%p 가량 큰 폭으로 오른 12.5%를 돌파했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KB저축은행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조달부담과 대손부담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936억원 규모의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며 "대규모 적자에도 계열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BIS자기자본비율이 10.8%까지 하락하는 등 자본완충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KB저축은행은 분산된 대출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외형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이 저축은행은 총 79개 저축은행 중 대출금 10위, 예수금 8위의 상위권 저축은행이다. 개인대출 비중은 65.3%, 기업대출 비중은 33.5%로 개인대출 비중이 2배 가까이 많다. 기업대출 중 PF 및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이 총여신의 14%, 건설 및 임대업 등이 9%를 차지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열위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력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도 지난 10일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기존 BBB+(안정적)이었던 기업신용등급이 BBB+(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 발생한 가운데,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으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인 점을 고려해 등급 전망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또한 내수경기 회복 지연, 부동산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반영했다. 실제로, 예가람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 상반기 기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억원) 대비 105억원가량 손실 폭이 커졌다. 또한, 올 상반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적용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이 부동산PF 대출 내 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당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매각 및 상각 추진 과정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나신평은 판단했다. 신용등급 지정을 취소한 저축은행도 나타났다. 나신평은 최근 페페저축은행의 요청으로 신용등급 공시를 취소했다. 취소 직전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 수준이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BB급으로 떨어지면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은행 퇴직연금 상품 리스트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신용등급 취소 요청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저축은행 신용도 하락세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에만 저축은행 30여 곳 중 절반가량이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업황 부진 여파로 건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나빠진 여파다. 하반기에도 신용도 강등 공포에 떨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설명이다. 타 저축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번과 같은 줄하향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연체율 등이 악화한 저축은행 7곳 정도를 대상으로 경영실태 평가에 나섰다. 건전성 지표가 미흡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선 강제 경영개선 조치인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나신평의 이정현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시중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질서 있는 정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다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부실 정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손실 인식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이라 단기간 내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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