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포탄공장 방문을 시작으로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러시아와의 향후 전쟁 향방이 사실상 미국 정부의 지원에 달린 만큼 정치적 의도가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필요할 때까지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포기하더라도 타협을 통해 전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실어주기 이 공장을 찾았다는 분석이 따라붙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에는 동유럽계 유권자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왜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폴란드계 미국인 80만명에게 당신이 얼마나 빨리 독재자와의 점심과 호의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포기한다고 말하지 않느냐"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포탄공장을 찾은 젤렌스키는 대통령은 "모든 직원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공장은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전사들을 위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 안보리와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일반토의에 참석, 연설을 마친 후 26일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 스톰섀도 등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거듭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간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완화를 촉구해 왔으나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스톰섀도 사용 제한 해제를 희망하는 영국과 달리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한 미국이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질렌스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미 의회 지도부 등도 만나 지속적 지원을 호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