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된 정부의 재난대책 예산 지원 계획을 보고받았다.야당 의원들은 이 사고를 ‘관재(官災)’로 규정하고, 정부의 지휘 체계와 재난대응체계, 선박에 대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적했다.특히 내각 총사퇴까지 언급하면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정부가 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 어이없음을 넘어 분노가 치밀고 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고 말했다.설 의원은 이어 “지금은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 있어 이런 말을 하기가 그렇지만 전 국무위원들이 함께 물러나면서 이 상황을 수습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내각 총사퇴를 언급했다.같은 당 홍종학 의원은 이번 사고 수습에서 각 부처가 정보공유와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재난관리시스템의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지적했다.홍 의원은 “범정부 대책본부를 만들었는데 본부장이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냐. 이 사태의 총책임자가 누구이고, 구조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누구냐”며 “총리가 본부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해수부 장관에게 맡겨둘 일이냐. 본부장을 총리로 하고 장관들이 정부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 부총리는 “지금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최우선인 만큼 정부로서 최대한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선박의 운항과 안전 각 단계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이에 따른 민·형사 조치를 포함해 강구하겠다”고 답했다.또한 선박 규제 완화가 이런 대형참사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기재위 야당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관재라고 본다. 20년이 수명인 선박을 25년까지 연장하고, 해마다 1년씩 연장해 30년간 운영하도록 이명박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다”며 “박근혜 정부는 사고 전에 규제 완화의 깃발을 들고 있었는데 규제 완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이한성 의원 외에는 특별한 질의를 하지 않았다.이 의원은 “검경 수사를 통해 학생들을 선실에 두고 자기들만 피신해서 목숨을 구한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처벌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실제 선주 유병언씨의 회사 경영상의 개입도 밝혀서 유씨와 청해진 해운간의 공동 연대책임도 있어야 한다. 주식회사 범위를 벗어난 무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한편 현 부총리는 “범정부대책본부와 별개로 기재부도 재해재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고 재정지원에서 한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경기도 안산시와 전남 진도군에 대해 예비비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또한 기재위는 이 자리에서 우리금융 계열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6000억원대 세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이 법안은 세금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경남·광주은행 매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나아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