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검찰이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23일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을 비롯해 용산구에 위치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를 압수수색했다.종교단체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검찰은 “구원파가 단순히 세모그룹 임직원 다수를 신도로 두는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종교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검찰에 따르면 세모그룹 계열사의 고위 임원 다수 뿐만 아니라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상당수도 구원파 신도였다.청해진해운 전 직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직원의) 90% 이상이 (신도라고) 볼 수 있다. 구원파 신도가 아니더라도 교육 등을 통해서 신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구원파는 1960년대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故) 권신찬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원파는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고, 유 전 회장은 종파 중 하나인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사실상 교주로 신도 2만여명을 이끌고 있다.세월호 침몰 사고로 구원파가 주목받자 유 전회장이 배후로 지목됐던 1987년 ‘오대양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오대양 사건’은 1987년 오대양 공예품 공장 구내식당 천장에서 오대양 대표인 박순자 씨와 3명의 자녀, 종업원 등 32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당시 수사 당국은 박 씨가 170억원의 사채를 빌리고 갚지 못하자 자살을 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박 씨는 구원파 교주였고, 숨진 사람들 역시 모두 구원파 신도였다.이후 1991년 구원파 신도 김 모 씨등 6명이 “집단 자살 이전에 총무 등 3명을 살해 암매장 했다”고 오대양사건의 진실을 밝혔고, 검찰이 유 전 회장과 집단자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당시 중앙수사부는 오대양사건 배후에 권신찬 목사와 유 전 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펼쳤지만 관련성을 밝혀내지 못했다. 대신 유 전 회장이 신도들에게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수사는 종결됐다.한편 구원파는 1992년 대한예수장로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