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국회서 재난 상황 모니터링 기능 보고 확인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난 23일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김 실장 본인의 과거 발언을 근거로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짓말’이라기보다는 ‘망각’에 의한 ‘무지’쪽이 더 가능성 높아 보인다.
그리고 김 실장의 발언을 다시 한 번 곰곰이 되씹어보면 국가안보실이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말은 틀린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직제 규정상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고 국가안보실의 책무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보좌기능이기 때문이다.
매일일보는 김장수 실장 발언 이튿날인 24일 해양수산부 공개 자료를 근거로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에서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이 재안 상황의 컨트롤타워로 명시되어있음을 지적하고 김장수 실장이 자신의 직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김장수 실장이 1년 전 국회에서 국가안보실의 재난 컨트롤타워 기능에 대해 직접 발언한 사실이 국회 속기록을 통해 드러났다는 보도가 25일 몇몇 언론매체를 통해 터져나왔다.
실제 국회 운영위원회의 2013년 4월 18일 속기록을 보면 김 실장은 국가안보실의 ‘주요 업무현황’에 대해 “외교·통일 분야의 중장기 정책과 전략, 국가안보 관련 제반 정보의 융합과 국가위기 관련 상황 관리·대응 등 국가안보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위기관리 대응’ 기능에 대해서는 “안보·재난·국가핵심기반 분야 위기징후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의 국가위기관리업무 수행체계 구축을 위해 국가전쟁지도지침과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작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자기 입으로 국가안보실이 재난 관련 위기징후 보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속기록의 전체 내용과 취지를 살펴보면 당시 업무보고의 핵심 내용은 북한발 위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김 실장이 해당 내용이 실린 자료를 낭독한 후에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6월 발간한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에서는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고 국가안보실은 대통령과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국무총리를 동시에 보좌하도록 직제가 규정되어 있다.
김 실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다시 해석하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말 자체는 맞는 말이다. 국가안보실의 책무는 재난 컨트롤 타워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실장의 발언은 다시 말해서 책임회피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명확히한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