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수출·수입 규모가 커지고 해외 증권 투자도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7∼9월)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일명 ‘서학개미’들이 해외 주식을 쓸어담은 효과가 발휘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중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현물환·외환파생상품 거래)은 70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677억8000만달러)보다 4.6%(31억2000만달러) 늘었다. 2008년 통계 개편 이후 분기 최대 기록이다.
한은 측은 “수출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가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7월 1일부터 연장된 외환시장 개장 시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품별로는 일평균 현물환 거래(262억9000만달러)가 2분기보다 6.8%(16억7000만달러), 외환파생상품 거래(446억2000만달러)도 3.4%(14억6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외국환은행 가운데 국내은행의 외환거래액(315억7000만달러)이 4.8%(14억5000만달러), 외국은행 지점의 외환거래액(393억4000만달러)은 4.5%(16억8000만달러) 늘었다.
3분기 외환거래액 증가를 이끈 서학개미들이 주목한 종목은 ‘테슬라’다.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 매수에 나선 것.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상장지수펀드(ETF)'(TSLL)를 2억1365만 달러(약 2966억원)를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일일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억138만달러(약 1407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4위를 기록했다.
기간을 늘려 올해 들어서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7억902만 달러(약 9814억원)를 사들여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TSLL도 5억4859만 달러(7521억원) 어치나 담아 3위를 차지했다.
이는 로보택시 공개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260달러를 넘어섰던 주가는 로보택시 공개 이후 급락했고 지난 14일에는 21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 10~16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2억1203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도 2931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내달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 테슬라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