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 의무 재조명…엄정한 처벌 촉구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살해 사건'과 관련한 경찰 및 시청 내부 보고서가 SNS를 통해 외부로 유출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에 연루된 순천시 공무원과 경찰이 검찰로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해당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포되어 공무상 비밀누설과 개인정보보호 위반 혐의까지 제기된 점에서 파장이 크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0일 순천시청 소속 사무관 A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순천 10대 살해 사건에 대한 시청 내부 보고서를 지인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사건 피해자의 실명과 나이 등이 포함된 공문서로, 유출된 정보가 그대로 지역 맘카페와 SNS를 통해 퍼져 피해자와 가족들이 2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전남경찰청 소속 B경감을 대상으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B경감은 경찰 내부 보고서를 외부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B경감을 막바지 조사 후 곧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과 순천시청이 각각 작성한 내부 문서가 SNS에 퍼지면서 큰 논란을 낳았고, 경찰은 유출 경위와 관련자 파악을 위해 다각적 조사를 이어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A씨와 B경감 외에 보고서 유출에 관여된 공무원이나 경찰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순천 도심에서 1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흉악 사건에서 시작됐다. 사건의 피의자 박대성(30)은 지난달 26일 새벽 전남 순천 조례동 길거리에서 17세 여성 A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경찰은 박씨를 체포하고, 검찰은 지난 23일 그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박대성은 경제적 곤란과 가족 간 불화로 인해 심리적 불안정을 겪으며 평소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사건 당시 우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아 나섰고, 일면식도 없는 A양이 이 같은 범행의 피해자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이상 동기에 의한 범죄로 판단하고, 사건의 잔혹성에 비추어 엄정한 법적 처벌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 유출 사건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공무원 및 경찰의 비밀 준수 의무가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순천시와 전남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자료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공공기관이 개인정보 보호에 더욱 철저히 임해야 할 것”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시 처벌 수위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회에서도 공공기관의 보안 문제와 정보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