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보름째인 30일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이 “국제구난협회(ISU) 회원만 대형 해양사고를 처리할 자격이 있다”고 한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언딘이 세월호 구조자격의 근거로 제시한 ISU는 각국 인양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든 ‘이익단체’였다.

아울러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 역시 ISU 회원만 대형 해양사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정은 국제해사기구(IMO) 협약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동안 언딘은 ISU 회원이라는 이유로 구조와 수색작업을 독점해왔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딘이 (ISU에)가입하지 않았다면 외국의 ISU 가입업체라도 끌어들여야 했던 상황”이라며 “청해진해운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게 당연히 유리한데 사고해역이 복잡하고 배도 크고 사고도 크고 하니까 해외 업체 대신 (언딘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관계자는 이런 규정이 IMO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언딘’이라는 잠수업체는 심해잠수를 전문적으로 가는 구난업자”라며 “전문성은 해경과 해군보다 더 낫다”고 언딘을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러나 IMO 규정에는 ISU와 관련된 내용이 언급돼 있지 않다.

해수부 관계자는 “ISU에 독점적 권한을 주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경 엮시 “IMO 협약 내용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언딘을 세월호 구난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목포해경은 ‘선장이나 선박 소유자에게 해양사고를 신속하게 수습하고 해상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해사안전법 43조에 따라 세월호 침몰 당일인 지난 16일 청해진해운에 구난명령을 통보했다.

청해진해운은 해경 통보를 받고 침몰 사고가 발새한지 만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언딘을 구난업체로 선정했다.

언딘의 김 모 대표는 해양경찰청의 법정단체로 작년 1월 출범한 한국해양구조협회의 부총재다. 총 19명에 이르는 해양구조협회 부총재에는 해경청 경비안전국장, 해경 경무관 출신 김모씨도 포함돼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이 언딘을 세월호 구난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에 해경은 개입하지 않았다”며 “민·관·군 합동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색구조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