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뽑고 원시성 회복했더니 일본 흑두루미 3,000마리 순천 이주.. 종보전 청신호
흑두루미 탐조거리 150m에서 80m로 단축, 인간과 신뢰 관계 형성
순천만 탐조 전문가 32명 양성.. 소리와 걷기 결합 고품격 탐조 프로그램 운영
흑두루미 탐조거리 150m에서 80m로 단축, 인간과 신뢰 관계 형성
순천만 탐조 전문가 32명 양성.. 소리와 걷기 결합 고품격 탐조 프로그램 운영
매일일보 = 황기연 기자 | ‘두루루... 두루루...’ 6,200여 마리 흑두루미 노랫소리가 순천만 창공을 가득 메우고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마친 10만 마리 가창오리가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갯벌로 들어왔다. 부리를 휘휘 저어 먹이를 찾는 노랑부리저어새는 이미 130여 마리가 도착했고 그 사이 귀한 저어새 두마리도 눈에 띈다. 오랜 서식지 보전 결과 인간과 신뢰 관계가 돈독하게 형성되어 겨울철새 탐조 성지가 된 순천만!!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이 간직한 원시적인 자연의 소리와 걷기를 결합한 시간대별 고품격 탐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봇대 뽑고 원시성 회복했더니 일본 흑두루미 3,000마리 순천 이주.. 종보전 청신호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전 세계 흑두루미 90% 이상이 일본으로 집중되면서 질병 발생에 따른 종소멸의 위험을 안고 있었으나, 순천만으로 분산되면서 종보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순천만은 2006년 민선 3기 노관규 시장이 취임하면서 생태관광지 조성을 착수했다. 순천만 인근 식당, 오리농장, 주택 등 환경저해시설을 철거하여 자연성을 회복하고 생명의 공간을 확대했다. 사라져 가는 종 보호를 위한 정책도 발굴했다. 2007년 순천시 시조를 비둘기에서 흑두루미로 변경하고 2009년 흑두루미 전선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대대뜰 59ha에 있는 전봇대 282개를 뽑고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었다. 단순히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을 넘어 ‘보전을 통한 생태관광의 새로운 길’을 창조한 것이다. 흑두루미는 이에 화답했다. 2009년 400여마리에서 2021년 3,400여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에는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생존을 위해 흑두루미 6,000여마리가 순천만으로 피난을 왔다. 2023년 겨울, 순천만으로 피난 왔던 6,000마리 중 3,000여마리가 월동지를 순천만으로 바꾸면서 흑두루미는 7,200여마리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1월 흑두루미 7,600여마리가 관찰되면서 전 세계 생존 개체수의 50%를 순천만에서 탐조 가능하며, 흑두루미 이외에도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는 내년에 전봇대 15개를 제거하여 환경저해시설 없는 서식지 28ha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