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내년 의대모집 중지해야"…정 "2026학년도부터 재논의"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의정갈등의 해법으로 불렸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협의체는 내년도 의대정원 확대를 두고 뚜렷한 해법을 내지 못한 채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24일 여야의정 협의체는 국회 본관에서 3차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의료계는 정부의 2025년도 의대정원 확대안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에 뽑지 않거나 대학 자율로 추가 합격을 실시하지 않는 방식 등을 통해 선발인원을 줄이자고 했다. 반면 정부는 수능이 이미 끝났고 법적인 문제로 인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대신 2026년 학년도 의대정원을 원점 논의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날 회의도 사실상 빈손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회의를 앞두고도 협의체를 주도한 한 대표를 향한 회의론도 들끓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것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8월 20일 한 대표를 비공개로 만났었는데 당시에 한 대표가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 그리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어'라고 표현을 했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정 갈등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우리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의정 갈등의 핵심 주체인 전공의 단체와 야당은 협의체에 불참한 실정이다. 나아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새 출발한 대한의사협회(의협)도 내년도 의대정원 확대를 극구 반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체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의협은 '강경파' 임현택 전 회장을 탄핵시키고 비대위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일각에서는 신임 비대위가 임 전 회장 때와는 달리 정부‧여당에 전향적 입장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더해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한 지지 의사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모집 중단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혼란도 고려해야 하지만, 대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이미 입학한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들이 배출돼 평생 환자를 진료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집권여당 대표인 한 대표의 여야의정 협의체 어젠다에 점차 힘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협의체 회의에서도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당장 최대 쟁점인 내년도 의대정원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동훈표 협의체'의 난항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당 안팎으로 위험한 한 대표가 의정갈등 해결을 강조했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게 현 상황"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크로 여권 내 호조가 기대 됐지만 국민의힘도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