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사법리스크' 쏠린 시선 분산 의도 해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5일 예고된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국정개입 의혹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시선을 명씨와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 인사들에게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낸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씨 간 공천 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개각한다고 국정농단이 사라지나. 본질은 바꾸지 않고 포장지만 갈아치운다고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을 것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황 대변인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과 공천개입, 비선실세 명태균 씨가 국정과 공당에 뻗은 마수가 눈과 귀를 의심케 할 지경"이라며 "명 씨가 안 건드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황 대변인은 경북 지역의 한 재력가가 명씨에게 아들 채용 청탁 대가로 돈을 건넨 정황과 오세훈 서울시장 측으로부터 명씨가 여론조사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는 증언, 대선 당시 명 씨가 물밑에서 윤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단일화에 개입한 정황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황 대변인은 "명 씨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신문지로 싼 돈다발까지 받아 가며 공천 뒷거래를 했다는 보도까지 터져 나왔다"며 "이 정도면 국민의힘이 아니라 ‘명태균의 힘’으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어 "일개 정치 브로커를 비선 실세로 만든 권력자가 누구인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국정에 김 여사와 명 씨의 입김이 닿아있는데, 개각한다고 국정농단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시국선언 참여 교수·연구진이 벌써 3000명을 넘어서는 등 2016년 국정농단 때보다 국민의 분노는 더 빠르고 넓게 퍼지고 있다"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특검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질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명태균발(發) 의혹 관련 민주당의 정부·여당 압박은 장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4차 장외집회에 참석해 명씨 관련 의혹 등을 수사하는 내용이 담긴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윤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또다시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이 '당신은 더 이상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해고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워낙 사안이 중해서 그렇지, 명태균 의혹도 보통 사건은 아니다"라며 "민주당도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집중된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도 명태균 의혹을 더 물고 늘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