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비방' 당게 게시글 1068개 전수조사 결과 12개만 수위 높아
친윤 "작성자 아닌 비방 수위에만 초점 맞춰져 韓 출구 전략용" 지적
친윤 "작성자 아닌 비방 수위에만 초점 맞춰져 韓 출구 전략용" 지적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국민의힘이 당원게시판(당게)에 한동훈 당 대표와 그 가족 명의로 작성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전수조사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전수조사는 핵심 쟁점인 비방글 작성자 신원 파악이 아닌 비방 수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논란 해소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 대표와 가족들 명의로 게시된 논란 당게글 1068개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됐다. 당 전수조사 결과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고수위의 욕설과 원색적 비방이 포함된 글은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12개의 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표 명의로 작성된 당게글은 총 161개였고, 앞서 한 대표 측은 해당 글 작성자가 한 대표와 동명이인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 밖에 나머지 907개의 당게글은 한 대표 배우자, 딸, 장인·장모 등 가족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463개의 글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반대, '친윤'(친윤석열)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에 대한 정치 견해가 담긴 글이었고, 250개 글은 사설 등 언론보도 인용이 주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94개는 한 대표 격려성 글이었다. 이에 당 지도부는 한 대표 동명이인이 작성한 게시글의 비방 수위가 높다고 해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당무감사로 글 작성자의 신원을 밝히자는 요구에도 회의적인 상황이다. 한 대표 스스로도 이번 당게 논란에 대해 지난 21일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했다. 또 한 대표는 측근들에게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정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건 옳지 않다"는 취지로 '무대응'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내 친윤 등 일각에서는 논란의 핵심 쟁점과 무관한 비방 수위에 초점이 맞춰진 전수조사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친윤계 인사는 본지에 "게시글 논란의 핵심은 작성자 신원을 파악하는 것인데, 대통령 부부 비방글 수위에만 포커스(초점)를 맞춘 것은 물타기 시도가 아니냐"라며 "당무감사를 우회하기 위한 한 대표 측 출구 전략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시민단체 고발로 현재 당게 논란글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한 대표 측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