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1년 만에 한국 ‘관찰 대상국’ 재지정 “환율 무기화 가능성 제기”
증권업계 “2018~2019년 트럼프 1기 무역분쟁 고려…환율 1450원 전망”
증권업계 “2018~2019년 트럼프 1기 무역분쟁 고려…환율 1450원 전망”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중요 요인은 ‘원달러환율’이다. 지난달 ‘피벗(긴축완화)’을 실시할 정도로 소비자물가 안정화에 성공시켰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원화약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성장이 지속, 강달러가 계속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명 ‘환율 무기화’ 가능성이 제기된 것. 특히 미국 재무부가 우리나라를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미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를 관찰 대상국으로 1년 만에 재지정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년간 우리나라는 환율조작국의 3가지 조건(대미 무역수지, 경상수지, 환시 개입) 중 대미 무역수지 흑자 조건에만 해당,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으나 이번에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의 두 가지 조건에 해당해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관찰 대상국은 특별한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한 단계 높은 심층 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되는 전 단계다. 심층 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될 경우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미국 내 조달시장 진입 금지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 평가절하 압력을 높이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리스크 현실화로 인한 환율 급등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도 커지고 있다”라며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원달러환율의 상승 시점은 달라지겠지만,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심화와 관세 부과는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심층 분석 대상국 지정 요건 중 일부를 유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환율이 트럼프 정권의 통상 압박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기존에 대미 무역수지 흑자 기준은 150억달러인데, 무역수지 기준을 인플레이션 또는 글로벌 무역증가율을 반영해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해 고율 관세와 더불어 환율보고서가 주요국들의 대미 수입을 변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외환 거래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은 역시 이 분위기를 살펴보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환율에 대한 부담이 커져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라며 “위원화 약세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한 원달러환율은 내수 부진과 달러 수요 증가에 따라 절하 압력을 계속 받는 상황”이라고 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