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받는다. 이 대표는 과거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에게 허위 증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 및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이 대표가 위증교사 1심에서도 유죄를 받아들 경우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진성씨의 1심 선고를 내린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인이었던 김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허위 사실을 증언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김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이 대표와의 통화 이후 2019년 2월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법정에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았다. 김 씨는 해당 재판 초반부터 일찍이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이날 위증교사 1심 선고는 중형이 내려진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 이은 두 번째 사법리스크로 지목된다. 당초 정치권에선 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위증교사 사건이 이 대표에게 '치명상'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대표는 한층 더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혐의만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의원직 상실은 물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차기는 물론 차차기 대선 출마길까지 막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위증교사 1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는다면 야권 내에서도 '대안 모색' 움직임이 노골화할 수 있다. 이번 위증교사 1심 선고가 이 대표의 '대권 중대기로'로 인식되는 이유다.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고 확정 후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만약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은 박탈되지만 피선거권은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 복구된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위증교사 1심에서도 유죄가 나오면 친이재명(친명)이라고 불리는 의원들도 하나둘씩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다. 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당력을 총동원해 '무죄 주장'을 폈던 이 대표는 지난 22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사법부 비판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무도한 검찰들이 저를 허무맹랑한 사건으로 기소했지만 사필귀정으로 제자리를 찾아준 것이 사법부"라며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