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의 문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즉 누구나 전기차 제작사로 변모할 수 있고, 경쟁력만 갖춘다면 글로벌 경쟁사로 등장할 수 있다. 엔진과 변속기 대신 배터리와 모터라는 단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적절한 전기차 플랫폼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한 것이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린이 장난감도 바퀴, 모터, 배터리만 있으면 제작하는 만큼 문턱은 극히 낮다고 하겠다. 앞으로 전기차 제작을 위한 오픈 플랫폼이 범용화되면서 더욱 문턱은 낮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모밀리티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기존의 자동차 제작사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진입 가능한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모빌리티 파운드리', 또는 '전기차 파운드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언급은 필자가 이미 7~8년 전부터 각종 칼럼이나 방송 등에서 언급한 부분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등장한 신개념이다. 이제 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약 두 달 전 현대차에서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언급한 부분도 이와 맥락이 같다.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기술 순수기업인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와 협약을 체결한 이유도 지율주행차 관련 공동 진행이라고 할 수 있으나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통해 원하는 차량을 공급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즉 웨이모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최고 기술로 구현하지만 이를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는 직접 제작하지 않고 위탁 생산하기 때문이다. 위탁생산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를 기반으로 라이다와 레이더 센서, 카메라 등 다양한 구현물을 통해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는 첨단 노하우가 필요하다.
BYD도 마찬가지다. 이미 이에 대한 전기차 파운드리는 KGM 등에 단순한 LFP 배터리뿐 아니라 상당 부분의 파운드리도 함께 제공하는 시스템이라 판단된다. 이미 전기차가 늦은 토요타 등에서 일부 시험용으로 BYD에서 제공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