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오전 6시 아침 먹고 돌아왔을 때 45도까지 넘어가 사고 직감”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날 밤부터 이미 배가 15도 가량 기울어졌었다는 생존자의 주장이 나왔다. 사고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증언으로 보인다.9일 아침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서희근씨는 사고 당시 세월호에 화물차를 운전한 채로 탑승했다.
서 씨는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해 LSD(상륙선거함)라는 배를 많이 타봤다고 자신을 소개했다.그는 “안개 때문에 인천에서 출항이 2시간 가량 연기됐을 때 배안의 선실에서 대기하자 그래서 우리도 선실로 올라가고, 학생들도 선실로 다 올라갔다”며 “올라갔는데 갑자기 배가 움직였다”고 말했다.파도에 따라 좀 출렁거린 것 아니였냐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그렇게 큰 배는 4~5m 파도 아니면 출렁출렁하는 것을 못 느낀다”고 전했다.서 씨는 변산반도와 군산 앞바다 사이를 지나면서 배가 15도 각도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인천대교 지나자마자 불꽃놀이를 했고 다시 선실로 들어왔다. 배 안에 들어와서 누워서 MP3로 음악 듣고 TV 보고. 그런데 갑자기 배가 좌측으로 15도 각도로 확 넘어갔다가 바로 섰다. 의자에 누워 있으니까 사람이 15도로 확 틀리면서 쓰레기통하고 캔, 커피 이런 통은 우당탕하며 나뒹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충격이 있은 후 그는 ‘배에 문제가 있어서 좌측으로 움직였으니까 승객님들은 놀라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을 기대했으나 아무런 안내도 듣지 못했다.오전 6시 아침을 먹은 후 선실에 돌아왔을 때 배는 45도 각도로 넘어갔고 그는 사고를 직감했다. 그 상태에서 1시간 동안 있으면 배가 돌고, 배가 돌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배가 침몰하는 순간 고무보트에 학생들 30명을 구조하느라 오른팔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그는 “아이들 당겨 올려 실은 후 30m 가량 후진하니까 세월호가 물 속으로 들어갔다. 침몰하는 배를 보고 아이들이 울부짖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도 눈을 감으면 생생하다. 학생들하고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마음이 아프다”며 “아무튼 1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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