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성균관대 구성원들의 시국선언
[매일일보]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9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성균관대 구성원들의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무책임한 규제 완화 중단, 집회․시위의 자유 탄압 중단, 성역 없는 진상조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세월호 참사 당시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김성묵씨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성균관대학교 구성원 일동’ 157명과 14개 학생자치단체는 이날 시국선언을 통해 “이번 참사의 근본적 원인은 어떤 한두 인물이, 한두 단체가 책임지고 해체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제는 생명의 자리에, 안전의 자리에 이윤을 위한 비용 절감을 넣어 온 이 사회의 오랜 전통으로부터 이제는 결별을 선언할 때”라고 선언했다.또한 “우리 모두는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이들과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세력의 전쟁 속에 있다”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 그리고 다시는 제2의 세월호를 만들지 않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추모하고, 기억하고, 분노하고, 행동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이들은 시국선언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모든 요구의 전면 수용 △세월호 추모 집회 시위에 대한 탄압 중단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된 생명에 대해 무책임한 규제 완화 중단을 요구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성균관대 시국선언을 제안한 신민주씨,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참가자인 김영길씨, 성대에서 부당해고된 시간강사 류승완 박사 등이 발언하는 등 성균관대 구성원 10여명도 참여했다.성균관대 시국선언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연서명에는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구조되신 김성묵 씨께서 연서명에 동참했다. 김씨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본인도 자신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한편 성균관대 구성원들은 시국선언 발표에 앞서 4월 말부터 학내 서명운동, 1인 시위, 대자보 붙이기, ‘가만히 있으라’ 추모 침묵행진, 촛불집회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제대로 추모하기 위한 행동들을 해 왔다.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첨부자행되는 모든 죽음들에 반대하며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6.10 민주항쟁을 앞두고-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40일이 훌쩍 넘었다. 아직도 바다 밑에는 16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고, 진즉에 이뤄져야 할 진상조사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이곳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영정사진을 안고 상경한 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경찰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거리로 나섰던 이들은 지난 17일과 18일간만 200명이 넘게 연행되어야 했다. 경제성장을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겼기에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눈물을 흘리던 대통령은, 또 다른 ‘경제성장’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원전을 팔러 갔다.법 앞에는 당위가 있었고, 책임 앞에서는 당위가 없었다. 가족을 잃은 자들은 죄인으로, 추모는 범죄행위로 선언되는 경제성장의 제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효율을 위해 선박의 규제를 완화시켰고, 이익을 위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대신 짐을 실었다. 안전을 보장해야 할 선장과 선원들 대부분은 비정규직이었다.경제성장을 우선시한 사회가 돈과 생명을 바꿔치기하고 있는데도, 이 사회는 그저 세월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한다. ‘경제성장’이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 복종하며 다시 녹슬어 가는 부품이 되라고 강요한다.
지난 토요일, 눈물을 흘리며 침묵 행진을 하던 시민들을 경찰은 팔을 꺾고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 대오 뒤쪽에서 오는 구급차를 보고 길을 열어달라는 시민들의 외침은 “급하면 싸이렌을 켰겠지”라는 경찰의 싸늘한 반응이 되어 돌아왔다.생명보다 추모 행진을 막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경찰을 보며 우리는 세월호 이후 또 다른 세월호가 진행 중인 것을 보았다. ‘가만히 있으라’고, 온갖 불의에 눈감는 시민이 되라고, 양심의 자유를 포기하라고 외치는 이 사회는, 계속해서 우리가 인간임을 포기하라 강요한다.그러나 우리는 불의한 천재가 되기보다 정의로운 바보가 되려 한다. 생명보다 돈이 소중했던 사회를 잊지 않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또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해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5월 18일 80년의 광주를, 6월 10일 87년의 대한민국을 기억하기에, 사회의 ‘가만히 있으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행동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기에 우리는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고문 살인으로 죽은 박종철을 기억하라고, 민주헌법을 쟁취하자고 외쳤던 87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회를 반대하자고 외칠 것이다.이에 우리는 정부에게 요구한다.하나.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된 생명에 대해 무책임한 규제 완화를 중단하라.하나. 세월호 추모를 범죄로 규정하며 집회 시위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라.하나.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하라.세월호를 기억하는 성균관대학교 학생 일동<연서명 명단> 14개 / 157+1명<단체> 14개자연과학캠퍼스 사회과학학회 디딤돌, 자연과학캠퍼스 황혜인열사 생활도서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김귀정열사 생활도서관, 성균관대 생태주의 모임 녹턴, 유학대 사회과학학회 무빙, 성균관대 근현대사 동아리 역동, 성균관대 문과대 여학생위원회, 정치경제학회, 한국정치학회, 성균관대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정정헌, 성균관대 중앙동아리 노동문제연구회 알기, 성균관대 사회과학학회 타타, 성균관대 철학과 사회학술부, 성균관대 철학과 진달래문학회<학생> 157명신민주(유동 13), 김영길(국문 10), 홍종민(유동 11), 이우석(국문 06), 정고은(국문 10), 김정예(철학 12), 이승엽(유동 13), 신주희(국문 10), 김윤상(국문 10), 심소현(철학 11), 고동우(인문 14), 최민영(물리 13), 유광표(자연 14), 김정화(철학 13), 정현준(신소재 10), 한상은(국문 10), 박유호(신소재 06), 최민지(국문 10), 조태홍(국문 10), 성재환(컴교 11), 조희준(신소재 13), 곽유석(국문 09), 김참(인문 14), 한세희(사학 13), 홍보미(국문 10), 강걸(인문 14), 최은혜(사과 14), 이효정(경영 11), 전형욱(화학 08), 도관홍(화학 11), 류소현(철학 09), 채영인(국문 12), 김기현(철학 12), 왕소명(인문 14), 노지연(국문 10), 조미래(사학 13), 이민희(국문 12), 이현주(국문 12), 김소연(정외 09), 윤해림(국문 10), 박진석(국문 07), 김학봉(철학 08), 김석준(유동 13), 임철휘(철학 13), 강유미(중문 09), 안태홍(인문 14), 정서인(정외 13), 구예지(사회 13), 류희정(사과 14), 이영해(경제 13), 오진솔(유동 10), 이남화(통계 13), 이예슬(인문 14), 박성은(사과 14), 이한솔(인문 14), 장새봄(인문 14), 이성규(사회 13), 박한별(인문 14), 오정민(국문 09), 문기원(인문 14), 이용택(인문 14), 이다현(유동 12), 이푸른(경제 13), 배채연(신방 12), 김남중(신방 09), 이재승(인문 14), 박지원(사과 14), 강주희(사학 08), 박선영(심리 13), 전효진(인문 14), 이명지(국문 08), 서성현(사과 14), 최종수(사복 12), 이혁주(사학 09), 임가람(미술 11), 신원식(통계 13), 김무성(동아시아), 오휘수(신소재 09), 구용경(국문 12), 김영근(통계), 허정기(유동 08), 이현정(아동 11), 송영현(철학 12), 김정민(국문 13), 정수진(국문 10), 김초롱(철학 11), 신창훈(사학 13), 박근홍(사학 98), 조가영(심리 12), 박귀란(사회), 장지원(인문 14), 김철(철학 95), 이화영(중문 13), 이조운(정외 11), 장재원(글경), 김준현(전컴 14), 김세현(사회 14), 임지혜(정외 10), 이준성(정외 08), 신나래(사복 12), 손규원(인문 14), 김동준(수교 14), 조혜선(사회 14), 제희원(사학 09), 손재영(사회 14), 유수정(경영 11), 조형훈(바메 10), 이종오(전전 04), 진경민(전컴 14), 김대현(바메 13), 하효성(공학 14), 허성훈(화공 08), 박진솔(법학 06), 현재민(전전 13), 오준석(전컴 14), 장지은(사범 09), 김재완(한교 10), 김소연(사학 11), 권혁률(사학 11), 김민주(인문 14), 신다래(경영 12), 정소희(물리 12), 박세라(컴교 12), 서하늘(유전 14), 채명훈(전전 05), 박찬요(철학 11), 천성민(스포츠 07), 장진수(경영 13), 김경리(철학 13), 정대휘(인문 14),박완경(인문 14), 강정훈(사학 07), 이현정(사학 10), 정인화(행정 07), 남종우(인문 14), 노을(사과 12), 한상효(사회 10), 김지은(시각 10), 박정빈(인문 14), 장지원(07), 김지윤(컴교 14), 정나혜(국문 13), 장세영(철학 09), 허성윤(경영 11), 신문평(국문 13), 윤대현(경제 08), 이상현(심리 10), 고보선(아동 12), 연희재(경제 12), 진호현(통계 10), 김민우(유동 13), 류승완(유학 87), 여재민(인문 14), 전윤회(컴교 14), 장준환(인문 14), 이석원(인문 14), 최소영(유동 13)<기타> 1명김성묵(세월호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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