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 갈등 심화...금융당국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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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사 갈등 심화...금융당국 ‘나 몰라라’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06.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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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상 규명보다 징계 위주 관리감독 관행 고쳐야"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권이 노사 분쟁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특히 올해는 낙하산 인사나 개인정보 무단 수집과 같은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와 연계된 투쟁인 만큼, 일반적인 하투와는 달리 분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명확한 진상규명보다는 조기 중징계 등을 통해 감독 책임을 은행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23일 이사회가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 한국 IBM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민형사상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노조 측은 사외이사 8명 전원에 대해 업무상 배임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이들 이사진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4월 24일 유닉스 전환을 승인한 이사회 의결에 대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국민은행 노조와 새 노조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서도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 할 것을 촉구 한 바 있다. 이들은 낙하산 인사들이 KB금융그룹의 허약한 지배구조 문제를 만들어 왔다며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와는 별개로 노조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하나금융지주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이 보유한 직원 개인정보를 직원 동의 없이 교육위탁업체인 H사에 무단 제공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5월 외환 카드의 은행 분사 예비인가 신청 과정에서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간 물리적 망 분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카드 분사를 승인하는 것은 고객정보 유출을 용인하는 행위라며 금융위원회에 의견서와 진정서를 제출했다.일각에서는 이처럼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지주의 분쟁 본질은 카드통합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카드 분사는 하나SK카드로의 합병을 위한 것으로, 5년간 독립경영 및 통합금지를 명시한 2.17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행위라는 입장이다. 현재 노조는 “당시 합의서는 금융위원장도 서명한 만큼 금융위는 승인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매주 2번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통합작업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카드분사 외에도 점포증설과 신규채용, 정규직 전환 합의가 달성될 때까지 반대집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이처럼 곳곳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와중 금융당국은 노조의 문제 해결 요구에 양비론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낙하산 인사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국민은행 사태의 경우 조기 중징계를 통보했으나 노조는 이를 두고 감독 책임을 전가하는 결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KB국민은행 노조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통보에 대해 “낙하산 인사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도 명확한 진상규명보다는 조기 중징계를 통해 사건을 덮어 본인들의 자리를 보전하려 한다”고 지적했다.외환은행 노조의 외환카드 분사 문제 제기에도 금융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론스타 매각승인 및 대금지급 직후인 2012년 2월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장, 외환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향후 5년간 외환은행 독립경영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정 합의서를 발표했다”며 “해당 합의서에는 카드 등 특정부문의 사전통합을 언급한 바 없음에도 작금의 카드분사 및 통합, 이를 위한 금융위 예비승인은 하나지주를 위한 특혜성 승인절차에 지나지 않는 명백한 합의위반”이라고 꼬집었다.이에 금융위 측은 “사업계획의 타당성, 재무관리와 경영관리 상태의 건전성, 경쟁제한성 심사를 거친 결과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노조의 합의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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