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원석 기자]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유통단계 마진 때문에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돼지고기가 산지에서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중간 과정에서의 유통마진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산지 농가가 돼지고기 1kg당 출하 가격은 4348원, 도매가격은 5771원으로 각각 파악됐다. 유통과정을 한 단계 거치며 가격이 32.7%나 급등한 것.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삼겹살은 지난달 1kg당 평균 도매가격이 1만7060원이었으나, 소매가격은 2만1420원으로 도매가격보다 25.5% 높았다.안전행정부의 물가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식당에서 삼겹살 1kg을 먹을 경우 평균 6만8715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통계청에 따르면 2011∼2013년 돼지고기 1kg당 생산비는 2900∼3022원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분야 결산 분석자료를 통해 돼지고기 등 농수축산물에 대해 “산지가격이 상승할 때 소비지가격도 오르지만 하락할 때에는 소비지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가격 비대칭성’이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돼지의 2011년 산지가격은 마리당 32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15% 올랐으나, 같은 기간 소매가격(200g)은 4048원으로 21.7%, 정육식당 삼겹살가격(200g)은 1만3138원으로 15.8% 각각 올랐다.
그러다 2012년 산지 마리당 돼지가격이 21만7000원으로 전년대비 34% 하락했지만, 소비지가격(200g)은 3356원으로 17%만 떨어졌고 정육식당 삼겹살 가격(200g)은 1만3637원으로 오히려 3.8% 상승했다는 게 예산정책처 설명이다.
예산정책처는 “비효율적인 유통비용 구조와 큰 농산물 가격 변동성, 가격의 비대칭성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불만”이라면서 “합리적인 생산과 소비를 저해하는 만큼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산 삼겹살 값이 오르면서 수입 삼겹살이 판매는 지난 6월 420%가 늘어나 전체 삼겹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10%가까지 늘었다.
현재 국산 삼겹살 가격으로는 수입 삼겹살과 가격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산 삼겹살은 1kg 당 1만2900원으로 국산 소매가격인 2만1420원에 60%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