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김진표 3선 지역구에 ‘외지인’들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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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김진표 3선 지역구에 ‘외지인’들 각축전
  • 김경탁·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7.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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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7·30 재·보궐 선거 판세분석 ⑦ 경기 수원정(영통)
[매일일보 김경탁·이승구 기자]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도 수원은 총 4개 선거구 가운데 3곳에서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삼각벨트’로 불리면서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는 지역이다.이중 수원정(영통) 지역은 지역연고가 없는 외지인 후보들의 각축장이 되는 특이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새누리당 임태희(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정의당 천호선 후보.

‘이명박 비서실장’ 임태희, 인물 경쟁력 앞세워 예상 밖 선전
변수는 ‘단일화’ 밖에 없지만 박광온·천호선 캠프 미온적 태도


새누리당에서는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전략공천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MBC기자 출신인 박광온 대변인을, 정의당에선 천호선 대표가 출전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는데 이 세 사람 모두 수원 영통구와 지역적 연고가 없다.

영통구는 주민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공장과 연관된 ‘외지인’으로 구성되어있다는 특성 때문에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 자체는 큰 이슈가 되지 못할 요인으로, 세 후보 모두 자신이 지역의 대변자로서 가장 적임자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득표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내가 영통의 대변자”

수원정 지역구의 원래 국회의원은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으로, 이곳에서 3선을 달성한 김 전 의원은 지난 6·4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아쉽게 패배했다.김 전 의원이 3선을 기록했던 만큼 야당색이 강한 지역으로 알려진 지역이다보니 새누리당에서는 당초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공천작업 막바지에 평택을에서 출마를 준비중이던 임태희 후보를 설득해 이 지역에 공천했다.이명박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과 대통령실장을 역임했고 지난 대선 경선에도 도전한 바 있는 임 후보는 수원정과 인접한 성남을(분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이 영통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영통 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디펜딩 챔피언’이라 할 수 있는 새정치연합은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를 여당에 빼앗기는 일을 막아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MBC앵커 출신이면서 당 대변인을 맡아온 박광온 후보를 전략공천했다.전남 해남출신으로, 언론계에서 오래 종사했던 박 후보는 자신이 대한민국 중산층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산층의 도시 영통 주민들의 애로와 고충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국회의석 5석으로 통합진보당과 함께 원내 공동 3당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정의당에서는 당의 얼굴인 천호선 대표를 후보로 출전시켰다. 천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적지 않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일전을 치렀다가 아쉽게 패배한 적이 있는 천 후보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독주하는 거대 양당 체제를 타파하겠다면서 수원정 선거에 뛰어들어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구청에서 열린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수원정 후보에게 듣는 주민자치’ 대담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주민자치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임태희,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정의당 천호선 후보.

나름 거물들…지역엔 낯선 얼굴

외지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세 후보의 최우선 과제는 역시 ‘얼굴 알리기’이다. 전적이 아무리 화려해도 세 사람 모두 이 지역 주민들에겐 외지인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인지하고 직접 거리를 돌며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히려고 애쓰고 있다.특히 젊은 유권자가 많다보니 각 후보의 인물이나 정책 등을 꼼꼼히 살펴보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3선을 달성한 야당색이 짙은 지역이라고 해도 실리를 추구해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캠프들은 선거전 초반, 20~30대 젊은층이 많아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여야 거대 양당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당력’에 의지하기 보다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내려는 전략을 공통적으로 구사했다.
수원정 지역 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초반에는 임 후보와 박 후보가 30%의 지지율로 팽팽한 경쟁을 벌였지만 선거운동 기간이 지날수록 임 후보가 점차 올라가는 반면 박 후보 지지도는 하락하고 있다. 박 후보 지지율 감소의 상당부분은 천 후보에게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인물론’에서 초반 승부가 이뤄지다보니 출마 후보 중 인지도와 스팩이 가장 화려한 임태희 후보의 초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전·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를 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 핵심인사라는 ‘과거’가 임 후보 개인의 경쟁력 앞에서는 큰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이다.과거 선거들을 살펴보면 영통은 2004년 선거구 신설 이후 2007년 대선을 제외한 세 번의 총선과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지역이다.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경기도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전 정권 실세였던 임 후보가 우세할 거라는 전망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선거전이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서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단일화’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변수로 꼽히고 있지만 단일화기 이뤄지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양측 캠프 모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각 후보캠프 전략

임태희 후보는 이명박정부 핵심 인사라는 점 때문에 곳곳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일이 많다보니 자신의 주군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후보자 개인의 능력치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박 후보는 MBC앵커 출신으로 방송에 오랜 기간 얼굴을 내비쳤고, 18대 대선 문재인캠프 대변인 및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으로 당을 대표하는 발언을 꾸준히 해오기는 했지만 ‘박광온’이라는 인물 자체를 드러낼 기회는 없었던 ‘정치 초년생’이어서 처음부터 불리한 입장이었다.이에 따라 박 후보의 유세에는 수원정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김진표 전 의원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문재인 의원 등 당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대거 중진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여기에 더해 박 후보의 딸이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는 닉네임으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아버지에 대해 언뜻 비방·조롱처럼 보이는 홍보 트윗을 시작해 많은 인기를 얻은 것은 유명 정치인들의 지원유세보다 훨씬 큰 인지도 확대 효과를 낳은 것으로 평가된다.박 후보 딸의 트위터가 인기를 끌자 천호선 후보의 아들이 ‘나도 효도란 걸 해보렵니다’라는 닉네임으로 유사한 트위터 활동을 시작하자 온라인상에서는 두 후보가 ‘자식배틀’을 벌인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화제성’은 커졌지만 표심으로 연결되는 효과에는 의문이 남는다.정의당의 원류인 국민참여당의 창당주역인 천 후보는 노무현 前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천 후보는 출마 당시 “임 전 실장이 당선돼 몰락한 이명박 정부가 영통에서 부활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천 후보는 “끼리끼리 권력투쟁에 매몰된 새정치연합에서는 그 누가 나온들 영통 주민에게 선택해달라고 할 수 없다”며 두 거대 정당에 견제구를 날린 바 있는데 이후에도 이러한 전략을 적극 구사하며 자신을 알리고 있다.한편 3명의 후보 외에 이 지역에는 통합진보당 김식 수원청년회장과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도 출마했다.31세로 후보자중 최연소인 김 후보는 통합진보당 민주수호청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했고, 정 후보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정 후보의 경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에서 옥중출마를 결행해 화제가 됐으며, 지난 17일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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