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행장 상생 리더십 영향…他기업 확산 여부도 주목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권이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악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 받고 있다.이 같은 국민은행의 선제적 대응은 타 금융사와는 달리 희망퇴직 없이 현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 이건호 현 국민은행장의 결정으로,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완화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200명이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올해 28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 60여명의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자 및 국가유공자 자녀 채용까지 합치면 총 채용 규모는 340여명에 달한다.이어 내년에는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400명, 2016년에는 500명까지 늘린 후 매년 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국민은행은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이 도입한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폐지하는 대신, 신입사원의 30%를 지방대학 출신 등 지역 인재로 채워 각 지역의 중소기업과 밀착한 ‘관계형 금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지난 3년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대학 졸업자가 차지해 국내대학 졸업자 채용이 10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질적인 대졸 채용은 4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최근 수년간 신규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 같은 대규모 채용 확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비한 장기 인력 수급계획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국민은행은 향후 20년간 인력 수급 전망을 분석한 결과, 지금부터 채용 규모를 확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인력 단절 및 고급인력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채용 확대에 나섰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4~5년 내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 매년 700~800여명의 퇴직자가 생긴다”며 “그때부터 채용 인력을 급격히 확대하면 인력 구조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해지기 때문에 지금부터 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스마트 금융 등으로 점포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채용 확대가 바람직하느냐는 것도 분석했지만, 장기적으로 인력 수급에 균형이 생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이 관계자는 “은행원의 재직기간을 30년으로 잡고 매년 500명씩 채용하면 결국 1만5000여명의 인력이 된다”며 “여기에 상당수 중도퇴직자를 고려하면 전체 인력은 1만2000~1만3000명 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국민은행의 총 임직원 수가 2만2000명 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인력은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