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사회 ‘이우환 미술관’ 반대 목소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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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사회 ‘이우환 미술관’ 반대 목소리 확산
  • 조용국 기자
  • 승인 2014.08.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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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단체 모여 반대 대책위 만들고 권영진 시장에 결단 촉구
▲ 대구시가 추진하는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조감도 (설계는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70)가 맡기로 했다)
[매일일보 조용국 기자] 대구시가 달서구 두류공원에 297억원을 들여 이우환 미술관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사업이 시작도 되기전부터 지역사회 여기저기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대구시는 지난 2009년 8월 2만~3만30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2층(연면적 6600㎡)규모 약 297억원의 예산으로 2014년까지 미술관을 만들어 세계적인 작가인 이우환의 작품을 전시해 대구를 세계적인 관광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이우환씨 본인이 미술관 명칭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을 했다.이에 미술관 명칭은 ‘이우환 미술관’에서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으로 변경됐다가, 또다시 이우환이란 이름이 빠진 ‘만남미술관’으로 변경됐고 이에 대해 비난이 또 일자 다시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로 바뀌었다.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이우환씨는 지난 4월 25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국에 내 이름만으로 된 미술관을 허락한바 없다”면서 “시장이(김범일) 통사정해 허락한 대구미술관 정식 이름이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인데 자꾸 시쪽에서 이우환 개인미술관처럼 얘기한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이씨는 또 “대구시 등과 언론이 이우환 미술관을 짓겠다고 퍼뜨리고 다닌다”면서 “하도 기분이 나빠서 내 이름을 빼버리려니 많은 동료작가들이 안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두고 보는 중”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여기저기서 “왜 굳이 본인이 안하겠다는 미술관을 사정하면서까지 만드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여론이 반대로 돌아서자 권영진 시장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권 시장 스스로가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서면서 미술관 건립여부 자체가 미궁에 빠졌고, 그러던 중 권 시장이 지난 9일 일본 동경에서 이우환씨를 만나 의견을 나눴다.
권 시장이 전한 당시 대화내용의 골자는 ‘이 화백이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미술품 제작 지원비와 작품비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다’로 축약된다.권 시장은 “이 화백이 초반에는 미술관 건립에 대해 소극적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어디에도 이런 형태(세계적 유명작가들의 공동미술관)의 미술관을 만들 수 없고 현재까지 작가들의 참여의사도 경쟁적이라고 소개했다”고 주장했다.이처럼 권 시장의 미술관 건립쪽에 무게를 둔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국면이 시작됐다.대구 시민단체와 문화단체들은 미술관 건립에 반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기자회견을 21일 대구시청 앞에서 열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이번 반대기자회견에는 대구민예총, 대구참여연대, 쟁이일가, 인디053, 문화나눔옻골 등 대구에서 활동하는 문화단체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이들 단체들은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 대구에 만들어지면 안 되는 열 가지 이유를 들고 나왔다.열가지 이유는 ▲이우환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다 ▲이우환과 그의 예술은 대구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더욱 아니다 ▲안도다다오의 작품이라고 모두 랜드마크가 아니다 ▲빌바오 효과, 나오시마 효과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297억+100억원으로는 아니다 ▲연간 예상운영비 10억으로는 아니다 ▲대구미술관의 정상운영이 우선이다 ▲이러한 미술관이 국공립으로 지어져서는 안 된다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 아닌 대구근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이 팔요할 것이며 당연히 최우선하여 건립되어야 한다 등이다.기자회견 주최 관련자는 이와 관련 “대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지와 지금까지 소요된 예산에 대한 문서가 전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점을 꼬집고, 대구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은 무시된 채 외부 유명작가위주로 가는 대구시 문화정책 등을 촘촘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권영진 시장은 이우환씨가 다음달 10~12일경 대구시를 방문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화백의 9월 설명을 듣고 그때 비용문제 등이 발생하면 공의를 모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우환씨는 1956년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후 일본의 획기적 미술 운동인 모노파를 창시한 인물로, 국내에서는 현대미술을 정착시킨 산파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동양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명성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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