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국회의원의 특권의식과 직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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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국회의원의 특권의식과 직업윤리
  • 장성준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08.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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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국회의원 3명이 구속됐다. 새누리당 2명, 새정치민주연합 1명이다. 이들은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입법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초 여당 2명과 야당 3명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야당 2명은 기각됐다.이들은 국회의원 신분을 영장실질심사 회피용으로도 최대한 이용하려 했다. 의원회관 문을 잠그고 버티기도 하고, 휴대폰도 끈 채 잠적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내세워 밤 12시가 임박해 임시국회 소집 공고를 낸 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바로 그것이다. 검찰이 무리수를 두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방탄국회라는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출두해야 했고, 결국 3명이 구속된 것이다.
헌법 제44조 제1항에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정부의 부당한 체포나 구금으로부터 국회기능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즉, 불체포 특권은 국민을 위해 일 제대로 하라고 준 것이지 잘나서 준 것이 아닌 것이다. 또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조항도 제45조에 마련해 놓았다. 이른바 면책 특권이다. 이 조항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야당의 정부 견제 기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이렇듯 우리 헌법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 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난 여론이 거셌던 것은 의원들이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마치 법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속영장 집행도 아니고 법정에서 구속될만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자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은 법 위에 군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구속된 의원들의 범행 여부는 이제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헌법이 국회의원에게 특권만 부여한 것은 아니다. 지켜야 할 의무도 규정해 놓았다. 제46조 제1항은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되어 있고, 제3항에는 ‘국회의원은 그 지위를 남용하여 국가·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헌법이란 국가에 관한 기본적 원칙을 규정한 근본법이자 최고의 수권법이다. 국회의원들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청렴 의무나 사적 이익 취득 금지를 위반했다면 더 이상 특권을 누릴 자격이 없다. 위헌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모든 직업에는 나름의 직업윤리가 있다. 직업인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을 외면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똑똑히 목도(亲眼看见)했다. 군인이 직업윤리를 지키지 않으면 국가 존망이 문제가 되고, 기업인이 소비자를 기만할 경우 시장질서가 무너진다. 헌법에서 보장한 입법권이 있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직업윤리를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이보다 더 큰 재앙은 없을 것이다.잊힐 만하면 국회의원 비리가 터져 나온다. 국민으로서는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국회의원은 각자가 개별 헌법기관이다. 그렇기에 ‘선량(選良)’이라고도 부른다. 그 의미를 모른다면 미련 없이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에게 보다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서가 곧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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