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이정미 기자] 한·미 FTA 비준이 지연되자 미국 산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와 달리 한국 시장의 개방여건에 대한 미 업계의 불만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한국무역협회(워싱턴지부)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된 한국시장접근 장벽에 대한 의견서 분석을 토대로 작성한 '미 산업계의 한국시장 접근에 대한 불만요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와인생산자협회·미 감자수출입연합·제약협회 등 21개 단체들은 한·미 FTA를 통해 고관세 등 기존 한국시장의 장벽이 상당부분 완화 또는 철폐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중 15개 단체들은 USTR이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 산업계는 한·미 FTA 비준이 점점 지연됨으로써 한국이 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와 맺은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경쟁열위에 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감자와 밀 생산자단체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게 한국 시장을 빼앗길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증류주협회는 한·EU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EU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구축해 미 증류주의 기반이 상실될 것이라는 의견서를 USTR에 전달했다.일반 공산품 부문에서는 한국 시장 접근에 대한 미 산업계의 불만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역협회는 7~8년 전 미 산업계가 한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농산물과 다수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한 사실을 감안할 때, 이는 시장개방 노력이 미 업계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데 기여한 것으로 해석했다.다만 농축산물(8개 단체), 식품(5개 단체),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단체들은 아직 한국시장에 대한 불만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들은 일부 농산물의 고관세(18%~304%)와 까다로운 위생검역, 식품에의 식용색소 사용금지 및 주의라벨 표시의무, 중복적인 시험 및 인증 요구, 미흡한 의료보험수가 보상 등을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 업계의 의견서 내용을 통해 볼 때 한·EU FTA 발효가 한·미 FTA 비준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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