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도 엉터리...“세월호 참사 부추겨”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산업은행이 청해진 해운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사업 전망을 부풀려 100억원 대 대출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21일 국회 정무위 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청해진 해운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보다 매출원가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세월호 대출에 대한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낙관적으로 평가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의 매출액 전망을 회사보다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선박 도입 2차 연도부터 매출원가율(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을 회사 측 산정치보다 낮게 책정, 세월호 도입 시 청해진해운의 상환능력을 높게 평가해줬다. 세월호 도입시 회사의 상환능력을 높게 평가해준 것이다.산업은행이 세월호를 담보로 잡기 위해 실시한 감정평가도 엉터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상규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수입하기 위한 구입자금 80억원을 대출해 줄 때까지 어떤 가격평가도 하지 않았다. 은행이 담보를 근거로 대출하기 위해서는 대출이 이뤄지기 전에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가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특히 청해진 해운은 매출액이 2년 연속 감소해 산업은행 내부적으로도 론모니터링이 발령된 상태였고, NICE평가정보(2011년 결산 기준)에 의하면 신용등급 역시 투기등급인 BB- 였기 때문에, 대출 근거는 사실상 담보물 뿐이었는데도 감정평가를 실시하지도 않고 80억을 내 준 것이다.이 의원은 “산업은행은 선취담보에 대해서는 기표를 하기 전에 가격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자체 규정도 지키지 않았으며, 80억원 대출이 실행된 지 넉달 후 작성된 감정평가서도 선박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등 엉터리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산업은행이 대일감정원에 위탁해 작성된 세월호에 대한 감정평가서도 엉터리로 드러났다. 이상규 의원실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대일감정원의 감정평가서와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서 발급받은 선박원부를 비교해본 결과, 감정평가서에 적시된 선박번호는 아예 다른 배의 것이었다.또한 세월호에 대한 감정평가서엔 “본건(세월호)은 현장조사일 현재 (주)CC조선에서 증축 및 내부 인테리어 등 관련 수리 중이나, 수리가 단기간에 완료될 예정인 점 및 한국선급에 입금이 될 예정인 점과 평가목적을 고려하여 제반 수리가 완비되어 있고 정상적으로 운항 가능한 상태를 가정하여 평가하였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다.이상규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드러낸 관피아 문제는 해경과 해수부 해운조합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모든 적폐들이 쌓여 발생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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