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볼은 장애인들에게 ‘삶’과 '희망'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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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볼은 장애인들에게 ‘삶’과 '희망' 그 자체입니다"
  • 이해근 기자
  • 승인 2010.01.06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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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인천시 장애인 골볼협회 홍세기 회장에게 듣는다

“마음으로 보는 운동 ‘골볼’을 아십니까?”

[매일일보]‘골볼’은 시각장애인들이 선수로 참가해 소리나는 공을 골대에 넣는 경기다.
방울 소리로 공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때문에 다른 운동 종목과는 달리 심판과 관중 모두 소리를 내면 안 된다.


▲ 인천시 장애인 골볼협회 홍세기 회장
규칙은 간단하지만 활동량이 많아서 시각장애인 스포츠 가운데 인기가 높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대중적인 게임 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골볼’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것이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최근 ‘골볼’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인천광역시 장애인 골볼협회 홍세기 회장을 만나 비젼과 장애우에 대한 진솔된 얘기를 듣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2차세계대전 이후 장애군인들을 위해 만든 운동

- 골볼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 2차 세계대전 끝나고 나서 장애군인들을 위한 윤리적 개념으로 시작한 종목입니다. 국제화되면서 최근에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이 됐습니다. 골볼 경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국제 시각장애인경기연맹(International Blind Sports Association, IBSA)이 1993년의 골볼 규칙 개정판 서두에서 “골볼은 1946년 오스트리아인 Hans Lorezen과 독일인 Seep Reindl이 전쟁 실명용사들의 재활을 위하여 고안되었다”고 기재한 사실이 가장 설득력이 높습니다.

골볼은 처음에 재활과 놀이의 수단으로 즐기게 되었고 점차 스포츠의 형태로 발전하여 1976년 국제 장애인 경기연맹(ISOD)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1976년 토론토 장애인 올림픽대회와 1978년 오스트리아 세계선수권대회, 1980년 안헴 장애인올림픽대회등을 거쳐, 1981년 시각장애인 경기연맹(IBSA)을 설립과 함께 1982년 골볼 규정 및 규칙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골볼 기술 분과위원회를 두게 됨으로서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 우리나라 골볼 여건은 어떤지
▲ 선수층이 얇아서 그렇지, 여건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전국대회 나가면 12-13개팀 나오는데 거의 기량이 비슷 비슷 합니다. 남자의 경우 이번 인천대회에서 우승한 인천팀을 포함, 경기팀과 서울팀 기량이 뛰어납니다. 여자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인천, 서울, 충주, 청주가 잘합니다.

- 인천지역이 골볼의 메카로 급부상 하고 있는데.
▲ 인천은 골볼계에서 외지였었지만, 혜광학교 박홍길 선생님과 명선목 교장선생님이 힘을 합쳐 골볼을 키웠고 선수들도 많이 발굴 했습니다. 선수들을 봉고차에 태우고 대회하러 전국적으로 다니시는 열정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기량이 급상승 했죠. 두 분이 노력이 오늘날의 인천 골볼이 있게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대기업의 따뜻한 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

- 골볼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데
▲ 사실 저도 골볼을 접하기 전에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불편함을 잘 몰랐습니다. 그나마 제가 시각장애인에 대해서는 거리감이 없었던 건 저희 애가 한쪽 눈을 못 보는 6급 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번 골볼을 해보았는데 안대를 하고 경기해보니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알게 되었고, 운동량 역시 꽤 많다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꼈습니다. 경기할 때는 거리감이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 경기규칙에 대해 설명하자면
▲ 선수 세 명이 골대 앞 바닥에 엎드려 수비 자세를 취합니다. 그리고 공이 다가오면 일제히 몸을 옆으로 뉘여 공을 막습니다. 그 다음에는 공을 세차게 굴려 상대 골대 안에 넣는 경기가 바로 골볼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공 안에는 방울을 넣었습니다.

- 혹자들은 ‘골볼’을 ‘팅팅볼’이라고 부르던데
▲ 그렇게도 부릅니다 저희들도 가끔 ‘팅팅볼’이라고 부르는데, 일반볼은 툭치면 아래나 위로 깔리는데, 골볼은 바운드가 팅팅팅하고 굴러갑니다. 그런 소리 때문에 ‘팅팅볼’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 장애인에게 있어서 스포츠란 어떤 것인지
▲ 한마디로 말해서 활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일반인들이 이루는 성취감과 장애인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다릅니다. 장애인들에게 성취감은 ‘삶’ 그 자체입니다. 장애인들은 골볼을 정말 좋아해서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대회를 치르려면 합숙을 하거나 해야 하는데 선수들 대부분이 안마사라는 직업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요. 한마디로 돈을 못 벌게 되는 거죠. 그런 걸 감내하면서 운동하는거 보면 대단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골볼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 작년 11월에 인천에서 열린 제 2회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 제일 어려웠던 점은 예산입니다. 작년에 대회 치르고 내년에는 대회하지 말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작년에 한번 했는데 올해 쉬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저희 협회도 그렇고 ‘유야무야’되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올해 대회를 준비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골볼 은 삶 ‘그 자체’

- 선수 육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 것 같은데
▲ 선수 육성을 당연히 해야 합니다. 예를 한 가지 들겠습니다. 혜광학교 중3선수들이 전국대회가서 고등학교 형들 다 이겼고, 이번 대회에도 3등했습니다. 이런 선수들을 인천 쪽 기업이나 공사에 한명씩 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 있습니다. 이런 인재들이 안마라는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고 기업들이 선수들을 한명씩 맡아서 해주면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하는데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 협회가 직접 자구책을 마련할 생각은 없는지
▲ 자체사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려고 하면 6,7천정도 예산 나오고 내년같은 경우는 7500정도 예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스폰서나 부회장들 쪽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다양하게 구상 중에 있습니다.

- 정리말씀 부탁드립니다
▲ 시작장애인들이 운동에 전념을 할 상황이 아닌 안타까운 현실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녁에는 안마시술소나 특정직업군에서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희망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이 인천 연수구에 생겼습니다. 이외에도 인천시에 다양한 시각장애인 전용 경기장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내년에 선거도 있고 하니 그것을 기회를 계기로 인천에도 시각장애인 전용 경기장 건립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0년이 백범의 해입니다. 백범의 기상처럼 골볼 관련 임원진이나 선수들이 백범처럼 패기있게 소망하는 꿈을 이루는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골볼이란?

골볼은 원래 세계2차대전 후 실명한 병사들의 재활목적으로 만들어진 운동이다.

경기방식은 각 팀에 3명씩 총 6명이 출전한다. 전·후반은 각각 10분 씩 진행되며 너비 9m의 골대를 세 명의 선수가 지정된 구역 안에서 수비한다. 경기에 사용되는 고무공은 8개의 작은 구멍이 있으며 그 안에는 소리 나는 종이 들어있다. 공격자는 1인당 2회까지 공을 던질 수 있다. 선수들은 시력을 동등하게 하기 위해서 눈 위에 아이패치를 붙이고 불투명한 고글을 착용해 눈을 가린다. 골볼은 공 소리만 듣고 경기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종목과 달리 경기 중 응원이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골볼은 1996년 애틀랜타장애인올림픽대회에서 처음으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2002년 부산 아·태경기대회에서 남녀 동반우승을 차지했고, 2004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뒀지만 선수층이 얇은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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