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장남인 김남호에게 경영권을 이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동부그룹 안팎에서는 김남호의 동부그룹경영승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김 회장은 김난호에게 '그룹 지주회사를 맡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일보>은 동부그룹의 향후 후계 구도와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김남호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김 회장은 요즘 들어 부쩍 '후계자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아들인 김남호를 비롯해 각 계열사 차세대 전문경영인 양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김남호에게 계열사보다는 순수 지주회사 CEO(최고 경영자)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이같은 내심은 계열사 CEO의 경우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주)동부를 김남호에게 맡겨 그룹을 총괄시키겠다는 포석이라는 게 재계 일각의 시각이다.
뉴욕에서 경영자 과정 밟을 예정
사실 동부 그룹의 후계 구도는 단순하다. 실제 김남호가 외아들이라는 이유로 이미 동부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31살의 김남호는 표면상으로는 현재 그룹 경영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경기고와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을 졸업한 이후 최근 2년 동안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AT커니 한국지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남호는 아직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지 않고 있으며, 배우자인 차원영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내년 1월부터 뉴욕
대학에서 MBA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차원영은 차경섭 차병원 이사장의 손녀로 지난해 6월 김남호의 누나인 김주원(32)의 후배 소개로 만나, 1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룹의 예비 안주인인 차원영은 서울예고 출신으로 영국에서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 수학과를 나온 재원.
다른 대기업들이 후계구도 구축에 있어 지분이양 과정에서 여러 의혹들이 일고 있는데 반해 동부그룹은 김 회장이 정당한 증여세를 내고 지분을 이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2년에 이르기까지 아들 김남호에게 꾸준히 지분을 넘겼다. 그 결과 지난 2002년 10월 김남호가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화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부화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인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동부투신운용 등 금융계열사들과 동부건설 및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영권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04년 8월에도 김 회장은 김남호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동부정밀화학 지분을 증여, 김남호는 동부정밀화학, 동부증권, 동부제강 등 주요 계열사에서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 사실 지분 증여 과정이 끝난 셈이다.
현재 김남호가 보유하고 있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지분은 동부화재(14.06%)와 동부증권(6.84%) 동부제강(7.35%) 동부정밀화학(21.14% ) 등이다.
장녀인 김주원도 동부화재, 동부정밀화학, 동부제강 등에 대한 지분을 일부 갖고 있으나 경영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아직 김남호의 경영 승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이 60대 초반의 나이로 여전히 그룹 경영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남호가 아직 경영승계를 위한 후계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지 않은 상태.
하지만 지분 승계가 이미 마무리 된 만큼 MBA를 마친 후 김남호가 그룹 경영 수업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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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김남호 경영수업 처원, 미국에서 MBA 밟을 예정
<김 회장, 지주회사 CEO자리 물려줄 듯>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