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 하락 시 한국 GDP 성장률 0.5%p 상향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일 배럴당 50.98달러에서 2.90달러 하락한 48.08달러로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가다.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1월 평균 104달러에서 12월31일 53.60달러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이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석유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전체 수입액 중 18%를 차지한다. 총 GDP를 기준으로 하면 3.4% 정도다.라지브 비스와스 IHS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을 이유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GDP 성장률을 0.25~0.5%포인트 정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마크 윌리엄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대만과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가 0.5%포인트 상향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신용등급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지난해 10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본선을 4.0%로 제시하고 하방 압력 시 2.3%까지, 상방 압력 시 4.7%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이번 유가 하락은 공급적인 요인에서 발생해 우리 경제에 큰 호재”라며 “(저유가가)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져 오히려 수요를 보강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최 부총리는 “5개 국책 연구기관이 전망한 대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63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약 30조원의 실질소득 증대 효과가 있고, 원유 수입 비용만 300억달러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이날 KDI를 비롯한 5개 국책 연구원은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이들은 유가가 연간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머무르고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1%포인트 오르고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52억50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더 하락하면 경제성장률 0.2%포인트 상승, 물가상승률 0.4%포인트 하락, 경상수지 102억1천만달러 증가 등 긍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84달러까지 회복되면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올라가며 경상수지도 60억50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국책연구원들은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보고서는 유가가 공급측 요인 만으로 10% 하락하면 경제성장률과 소득은 각각 0.2%포인트와 0.3%포인트 상승하지만,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 수요측 요인이 겹쳐서 유가가 떨어지면 성장률 0.02%포인트, 소득 0.2%포인트 상승등 영향이 축소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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