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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특별소비세율에 탄력세율이 적용돼 24일부터 연말까지 현재보다 20%가 낮아지고 승용차 이외에 가전제품 등은 30%가 인하된다. 그러나 특소세 폐지 방침을 이미 1월에 밝혀 소비 동결을 자초하고 나서 뒤늦게 탄력세율을 전격 시행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 미숙은 물론 총선용 선심 논란도 일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3일 국무회의를 열어 자동차, 에어컨, 프로젝션 TV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탄력세율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특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배기량 2000cc 초과 승용차와 이하 승용차에 적용되는 10%와 5%의 특소세율이 각각 8%, 4%로 내리고 에어컨과 프로젝션 TV의 특소세율은 각각 16%와 8%에서 11.2%와 5.6%로 인하돼 연말까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1천390만원짜리 아반테(1천500CC)의 가격은 17만원, 2천150만원인 SM520V(2천CC)는 26만원, 2천237만원인 소나타(2천CC)는 27만원, 3천50만원인 그랜저(3천CC)는 70만원이 각각 인하된다. 또 203만원짜리 에어컨 15평형은 11만원, 275만원짜리 18평형은 14만원이 각각 내리는 효과가 있다. 골프용품과 총포류, 요트 등 레저용품과 보석, 귀금속, 고급시계의 특소세율은 현행 20%에서 14%로 낮아지고 녹용 및 로얄제리, 향수는 7%에서 4.9%로 내려간다. 탄력세율 적용에 따라 특소세액의 30%가 부과되는 교육세도 함께 30%(승용차는 20%)가 인하돼 자동차 등의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특소세 인하 폭보다 커지게 된다. 또 이미 과세가 이뤄진 판매장 재고분은 판매 확인서 등을 다음달 1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특소세에 대한 정산과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그러나 현재 0.8%의 잠정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PDP TV와 휘발유 등 6개 유류품목에는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골프장과 카지노, 경마장, 유흥주점 등의 입장료에 부과되는 특소세도 탄력세율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종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1월부터 특소세의 원칙적 폐지 방침이 알려지면서 형성된 대기 수요를 조기에 해소할 필요가 있는 데다 내수 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심리를 촉발시킬 계기도 필요했다"고 특소세 한시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 "탄력세율 적용으로 연간 2천400억원 가량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나 극도로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는 당초 세입 예산 목표 달성이 어렵고 탄력세율 적용으로 내수가 살아난다면 세입 감소분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특소세 탄력세율 시행과는 별도로 내년부터 자동차와 유류를 제외한 품목들의 특소세를 폐지하려는 방침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