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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경찰청장의 퇴임식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지하강당에서 최광식 경찰청 차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부인 강경애 여사와 함께 정복차림으로 식장에 모습을 보인 허 청장은 퇴임사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조직을 뒤로하고 땀과 눈물이 밴 제복을 마지막으로 벗어야하는 이 시간, 지난날의 영광ㆍ좌절, 보람과 회한이 제 가슴을 에워싼다"고 감회를 나타냈다.허 청장은 퇴임사를 시작하자마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으며 한동안 목이 메여 퇴임사를 읽지 못했고 14쪽 분량의 퇴임사를 읽는 동안 3∼4차례 눈물을 흘렸다.참석한 경찰관들도 소리를 내 울며 퇴임사 중간에 14차례나 박수를 보내 허 청장의 퇴임을 아쉬워했다.일부 경찰관은 "경찰이 사실상 죽은 것 아니냐"며 검은색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기도 했다.허 청장은 "험난한 범죄 현장에서, 힘겨운 집회현장에서, 위험천만한 도로 한가운데서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장차 경찰발전의 귀중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번 농민시위로 돌아가신 두 분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허 청장은 그러나 `폭력시위 추방과 평화시위 문화 정착'에 대한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