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밀가루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제빵업체 등이 빵 가격을 내리고, 밀가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보리 수매가 2012년부터 폐지됨에 따라 보리의 대체작목으로 밀이 부상하고 있어서 우리밀 사업은 더욱 의의가 있어 주목되고 있다. 쌀 다음으로 소비가 많아 제2의 주식이라 불리는 밀의 국민 일인당 연간 소비량(2008년 기준)이 33.5kg으로 해마다 그 소비가 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밀의 인기는 식량 자급율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2009년의 우리 몸에 좋은 국산재료 열풍에 힘을 받아 올해에는 ‘마의 1%’라고 불리는 밀 자급율이 20여 년 만에 돌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우리밀 관련제품을 발 빠르게 준비하며 그 열풍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자체도 생산자인 농민과 기업을 연계하여 경쟁력 있는 우리밀 산업화에 중점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밀의 건강한 맛에 빠지다
계속되는 세계 곡물시장의 가격상승과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우리의 것이 좋다’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가 강조되어 안심먹거리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자 기업들은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와 통밀가루, 그리고 튀김부침가루, 프리믹스 등의 제품까지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여 개발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8년에 일반 소비자용 우리밀 밀가루, 업소용 대용량 우리밀 제품 등 6종류의 우리밀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2009년에는 우리밀 핫케익믹스, 우리밀 부침가루 등의 신제품도 내놓아 우리밀 제품을 확충했다. CJ계열사의 뚜레쥬르에서는 2008년 9월 우리밀 빵 5종 출시에 이어 2009년 1월 우리밀 빵 신제품 3종, 3월에는 쁘띠 우리밀을, 5월에는 우리밀 호두케익을 출시하여 다양한 우리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은 계열사인 파리바게뜨가 2008년 ‘우리밀우리보리식빵’을 출시한 이후 ‘우리밀우리고구마빵’, ‘우리밀감자빵’, ‘우리밀치즈양파빵’ 출시하여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우리밀 빵, 국수용 밀가루 등을 판매하고 있는 동아원(구 동아제분)은 2010년에 우리밀 수매량을 올해보다 대폭 늘릴 계획이다.
우리밀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노력
수입자유화와 1984년 정부의 우리밀 수매 중단으로 인해 우리밀 생산량이 급속히 감소하여 밀을 재배하는 농민의 고통 증대와 식량자급률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제2의 주식인 우리밀의 생산량 증대와 소비 촉진을 통한 우리밀 식량자급율 증가를 위하여 정부를 비롯한 기업, 지자체의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9월 전라남도, 한국우리밀농협 등과 함께 ‘우리밀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한 CJ제일제당은 우리밀 시장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재료 공급과 우리밀 농가에 힘이 되고자 한다. 2010년 우리밀 수매 목표량을 올해의 두 배인 1만2천 톤으로 잡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이번 MOU 체결을 발판으로, 5년 후인 2014년에는 우리밀 6만 톤을 가공해 연매출 12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 계획량의 60% 정도 되는 분량이다. 실제 닐슨 리테일 인덱스가 집계한 CJ 제일제당의 2008년 12월~2009년 12월 우리밀 밀가루 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7월 14%에서 12월 31.1%로 증가하며 시장점유율 1위로 그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한편 전라남도는 우리밀 재배 면적을 2012년까지 2만ha로 늘려 우리밀 생산기반을 적극 조성하고 건조저장 설비도 확충해 연간 8만톤 이상의 고품질 우리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또 생산자단체인 한국우리밀농협은 전라남도 내 우리밀 생산 농가의 우리밀 수매와 원맥 생산, 공급을 담당하게 되며 우리밀 생산 농업인에게 체계적인 재배 기술도 지도하게 된다. 최근 고창군은 수입밀에 대체할 건강식 원료인 고창의 특산물 보리, 복분자 를 첨가한 우리밀가루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고창 청보리축제와 연계한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보리, 복분자 우리밀가루 제품 개발 등 우리밀과 농가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8년 7월 우리밀 전문 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하여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계열사 브랜드를 통해 20여종에 이르는 우리밀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SPC그룹은 군산, 김제, 해남, 부안, 하동, 강진 지역 등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내년 수매량을 1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리고 동아원도 2008년 9월 우리밀 생산자단체인 한국우리밀농협과 업무협정을 맺는 등 지역 생산자들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CJ제일제당 우리밀 사업 마케팅담당 한수 과장은 “MOU체결을 통해 전라남도에서 생산된 안정적인 우리밀 수매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다양한 우리밀 가공식품의 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우리밀 판매에 앞장설 계획이다”며 “소비자가 국산재료와 생산기업에 앞장서는 기업에 신뢰를 갖고 우리 농산물의 현명한 소비를 한다면 안전 먹거리 문화 형성뿐만 아니라 식량자급률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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