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달러 강세 공포...신흥국발 2차 파편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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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달러 강세 공포...신흥국발 2차 파편 조심해야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3.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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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 금리 급변 영향 가장 크게 받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미국의 하반기 금리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이에 따른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의 특성상 대외 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어 정부의 면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경기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로 낮춰놓은 기준금리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의 금리 인상폭보다 더 높게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저금리로 한껏 부풀어오른 가계부채가 동시에 터지면서 한국 경제를 단숨에 전복시킬 수도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해 이와 같은 일이 당장 현실화되기는 힘들지만 달러 강세 장기화에 따른 신흥국 금융위기는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7~18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이번 정례회의는 여느 때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FOMC에서 향후 기준금리 방향성을 제시하는 선제적 지침(가이던스)을 수정할 지 여부가 관심사다.시장은 18일 발표되는 FOMC 결정문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란 문구를 삭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그간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인내심’으로 대체하면서 앞으로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될 경우 오는 6월에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시장의 이런 관측은 강달러로 이어지고 있다.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 1.04달러까지 기록하면서 2003년 1월 이후 12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올해 들어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수직 상승 중이다.지난 1월 16일 1077.50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1128.80원으로 두달 새 4.76% 상승했다. 이날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130원대를 넘겨 거래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달러화는 터키(리라화), 멕시코(페소화), 브라질(헤알화) 등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나타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같은 강달러가 1980~1990년대 남미·아시아에서 나타났던 ‘강달러→부동산·원자재 등 자산 가격 하락→경제성장 둔화’ 사이클의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 1980년대 남미 금융위기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 외환위기는 모두 강달러로 촉발됐다.미국서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이 신흥시장에 유입됐다 금리 인상 시기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역 달러 캐리트레이드’ 과정에서 펀더멘털이 부실한 신흥국들이 대거 외환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는 것이다.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미국 통화정책 급변에 따른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IMF의 '201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금리가 급등할 경우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쇼크' 발생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0.9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 비금융기업의 외환차입액은 2008년 7000억달러에서 2014년 2조1000억달러로 늘어났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이 지역 기업의 신용 취약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등 달러 강세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 말 3622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단기외채 비중은 27.1%로 전년 말의 26.4%보다 소폭 올라갔지만 여전히 3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경상수지는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한국은 연준이 2013년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언급했을 때도 자금이 이탈했던 다른 신흥국과 달리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로메인 듀발 IMF 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팀장은 “한국이 재정·통화정책을 추가로 쓸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정책 대응을 적절히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자본유출이 일어난다면 한국은 원화가 절하되도록 두면서 금융긴축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과 펀더멘털, 외환보유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꺼번에 외국 자본이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신흥국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대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한국은 그동안 펀더멘털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따른 1차적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달러 강세가 지속돼 인도, 태국, 필리핀 등이 충격을 받으면 2차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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