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결속 난국 헤쳐나가야…금리인하 대체상품 개발주력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씨티은행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김 행장은 1일 월례조회에서 "공개 매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는 기정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전세계 시장에서 씨티와 1대1 수준에서 싸울 수 있는 제휴 파트너를 찾아서라도 씨티은행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어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공개 매수에 실패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한 두 달 내에 한미은행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정책에도 언급하고 "현 상태에서 금리를 올려 자금을 많이 받아 봐야 마땅히 활용할 방법이 없으므로 금리를 떨어뜨리는게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다만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대체상품을 10가지 또는 20가지로 만들어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또 1.4분기 실적에 대해 "작년 12월까지는 분기마다 적자에서 허덕였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하고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부분적으로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해 소폭의 흑자로 전환했음을 시사했다. 김 행장은 이어 "1.4분기 실적이 낙관하기에는 이르고 비관하기에는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지난달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앞으로 6개월간 고생하자는 다짐을 했던 만큼 조금만 더 노력하고 연체와의 전쟁도 지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현 경기 상황에 대해 "경영 계획상으로는 올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봤지만 낙관하기에 이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행장은 "예대마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수수료 수입을 늘려야만 은행이 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공과금 및 지로용지 수납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행장은 노사 관계와 관련, "노사는 함께 가야 할 공동 운명체로 은행 경영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갖고 있다"고 규정하고 "노사가 하나로 결속해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정태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금융업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대형화 추세에 발맞추는 동시에 고객들의 다양해진 금융 서비스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금융종합그룹 체제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종합 금융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증권 및 보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의 설립이나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 최범수 전 부행장을 다시 불러들여 `투자신탁증권 인수사무국'을 맡기고 한국투자증권이나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한일생명보험 인수도 추진 중이다. 국민은행이 한투나 대투 중 한 곳을 인수할 경우 은행과 카드, 보험, 투신 등에 이어 증권사까지 아우르는 지주회사나 현재의 모자회사를 확대 발전시키는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해 금융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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