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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박찬구 전 금호그룹 석유화학부문 회장이 5일 사재출연 및 경영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채권단 측에서는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채권단은 박 전 회장이 사전 조율 없이 이러한 사실을 언론에 발표한 데 대해 오히려 불편한 기색이 드러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마치 큰 결단을 내린 것처럼 '사재출연'을 언급했는데 진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뭔가 상황이 다급해지자 언론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는 의도같다"고 말했다. 또 "금호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 유무를 떠나서 박 전 회장은 대주주 일가로서 아무런 사심 없이 채권단의 요구대로 재산 일체를 담보로 제공하고 '기회를 주면 해보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이 '사재출연과 경영복귀를 두고 산은과 조율 중'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협상할 사안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얘기가 오간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박 전 회장의 이 같은 발표가 워크아웃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신규자금 지원 조건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과 주식에 대한 포기인데, 금호는 이를 그대로 이행하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대리인인 법무법인 산지를 통해 "산업은행과 사재출연 범위와 경영복귀를 두고 조율 중"이라며 "박삼구 명예회장과도 만나 금호를 살려내는 일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