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체 심리 부진에 성장동력 둔화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의 증시와 부동산 등 자본 시장은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고 있지만 실물경제에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증시를 뒷받침해야 할 펀더멘탈은 힘이 빠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까지 두 차례 연속이다.지난해 10월 당시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한다던 IMF는 지난 2월 전망치를 3.7%로 하향 조정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3.3%로 내렸다. 6개월 동안 0.7%포인트나 낮췄다.IMF는 추가 하향 가능성도 열어뒀다.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정부가 계속해서 확장적 경제정책을 유지하고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 조건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IMF는 언급했다.
IMF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3월에 98을 기록해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경제심리지수 추락은 각종 지표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 광공업 생산 및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와 0.9%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민간 소비는 1.1%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체 월평균 증가율 1.7%보다 낮다.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 전망치에서 무려 1.0%포인트 낮아졌다.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의 감소세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흑자폭도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큰데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의 올 1분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다”며 “IMF가 한국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더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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