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지방은행 공세에 대형은행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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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지방은행 공세에 대형은행 ‘긴장’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5.18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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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도 자본 규모·수익성 모두 하위권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계좌이동제를 통해 중소형 은행에 고객을 뺏길 위험에 처해 있는데다가 지방은행들이 먹거리를 찾아 수도권 진출을 계획하면서 경쟁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 본격 도입되는 계좌이동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영국의 사례처럼 국내 대형은행들도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 이체, 급여 이체 등도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이전되는 시스템이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발간 ‘하나금융포커스’에 실린 ‘계좌이동제 도입과 영국은행의 엇갈린 명암’에 따르면 영국은 2013년 9월 신계좌이동제를 도입한 후 올 3월까지 175만 건의 계좌이동이 발생했다.대형은행인 바클레이스(Barclays)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4만 계좌가 유입되고, 12만 계좌가 빠져나가 8만 명 이상의 고객을 잃었다.또 다른 대형은행인 로이즈(Lloyds)는 5만 계좌, 낫웨스트(Natwest)는 7만 계좌가 순유출됐다.반면에 중소형 은행인 산탄데르는 신계좌 이동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17만 계좌, 할리팍스는 15만 계좌의 순유입을 기록해 지난 한 해 전체 계좌 이동 건수(약 110만건)의 30%를 차지했다.신규 고객 유치에 주력하면 되는 중소형 은행과는 달리 대형 은행들은 ‘뺏기지 않으면서 빼앗는’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대형 은행들도 영국 사례를 참고해 신규 고객 확보 및 기존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와중 지방은행들도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장이 큰 곳으로 진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수도권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실제 JB금융 산하 전북은행의 경우 2010년 이후 수도권에서 18개 점포를 개설했으며 지역 내 점포는 2011년 말 78곳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67곳까지 줄였다.
광주은행 역시 올 3월 서울에 점포 5곳을 신설했다. 올 7월에는 경기도 반월·시화 공단에 경기도 1호 점포를 열고 본격적인 경기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대구은행도 역내 이자 수익만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올 7월 반월·시화공단에 경기도 1호 점포를 열고 경기도에 진출할 예정이다.BNK금융 산하 부산은행은 최근 경영위원회를 열고 최초의 경기지역 영업점인 ‘시화공단지점’을 열기로 했다.이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하면서 먹거리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으로 수도권 고객들을 독점해 온 대형 은행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움직임이다.답답한 국내 상황에 대형은행들은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이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글로벌 100대 은행 경영성과의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기본자본금은 464억5200만 달러로 집계됐으나 국내 은행의 기본자본은 모두 300억 달러 미만으로, 자본 규모 면에서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보면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치는 0.8%인 반면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ROA는 0.53%로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비용효율성 지표로 흔히 사용되는 이익경비율(CIR·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평균 54.6%를 나타내 국내은행을 제외한 100대 은행 평균(54.3%)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이처럼 경쟁력이 낮다보니 해외진출 역시 급한 마음과는 달리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현지인 점포장 활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내 은행 해외점포 수는 2009년 말 131개에서 지난해 말 162개로 5년간 23.7% 증가했고, 해외점포 자산규모도 2009년 말 538억3000만달러에서 2014년 말 873억3000만달러로 62.2% 늘었다.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9년 말 4.9%에서 지난해 말 10.6%로 확대됐다.그러나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이익 기여도 증가 이유를 영업력 향상이 아닌 국내 실적 악화에서 찾고 있다. 해외점포 자금 현지운용 비중이 50% 수준으로 낮고 자산 규모도 작은 점 역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서 연구위원은 “현지인을 점포장으로 활용하면 고객 유치나 현지 감독당국과의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며 “글로벌은행들은 현지인 점포장을 적극 고용하는 대신 재무담당자와 감사를 파견해 금융사고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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