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사 ‘내부발탁’ 집중...정피아 논란은 여전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 인사 척결 의지를 밝힌지 1여년 가량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금융권 곳곳에는 여전히 각종 권력형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개조를 위한 공직사회 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수 십 년간 지속돼 온 고질적 병폐인 민관 유착을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다.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권력형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자 금융권에서는 인사 과정에서 ‘내부 발탁’을 중시하는 흐름이 이어졌다.지난해 11월 21일 취임한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경우 KB금융지주 최초의 내부출신 회장이다. 윤 회장은 2002년에는 국민은행에서 재무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동했고, 2004년에는 개인금융그룹을 총괄하는 부행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잠시 KB를 떠나 법무법인 김앤장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2010년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복귀했다.윤 회장이 취임 후 단행한 첫 번째 임원 인사에서도 자회사 신임 대표이사 7명 중 5명이 KB금융 내부에서 발탁됐다. 전체 인사 대상자 54명 중 외부인사는 신용길 KB생명 사장과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을 비롯한 4명에 그쳤다.올 초 취임한 조용병 신한은행장 역시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11년 신한은행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을 맡은 뒤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자리에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한동우 전 회장 역시 조 행장에 대해 “초창기부터 신한은행에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과 잘 융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우리은행에서 개인영업전략본부장과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역임한 내부인사다. 그러나 이 행장의 경우 청와대 내정설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대로 된 내부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취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서금회는 단체라기보다는 단순 친목 식사모임이며 정치인과 관련해 (추후 연관성이 있으며) 공개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금융협회장 자리도 민간 출신이 하나 둘 채워 나가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