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전망치·청년 실업률’ 놓고 韓·日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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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전망치·청년 실업률’ 놓고 韓·日 ‘희비교차’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5.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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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日경제…한국은 ‘뚝뚝’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과 일본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청년 실업률에서 상반된 추이를 보이고 있다.경제성장률의 경우 일본은 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확산하는 반면 한국 성장률 예상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역시 일본은 리쇼어링 정책(국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 성과를 보이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증가해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국 제조업 업체들은 오히려 국내보다는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20일 국제금융시장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등 28개 금융기관이 제시한 일본 국내총생산(GDP) 2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연율 환산) 전망치는 연초 1.55%에서 이날 현재 2.05%로 상승했다.반면, 한국의 2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전망치는 연초 3.60%에서 이날 3.10%까지 미끄러졌다.금융기관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2분기 성장률을 1.40∼1.50% 정도로 예상했다.일본의 경우 그간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석유·가스 수입비 부담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크게 줄면서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다.3월 일본 경상흑자는 2조7953억 엔(약 25조4800억원)으로 전월보다 94% 급증하면서 2008년 4월 이후 약 7년 만에 월간 경상흑자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엔저로 일본 기업의 대외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기업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SMBC닛코(日興) 증권이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사들의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결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순이익 최고기록을 경신한 기업이 약 30%에 이르렀다.이는 지난 2006년의 36% 이후 최다 수준으로, 이들 기업의 전체 순이익은 전년보다 6.7% 증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일본 최대기업 도요타의 이 기간 영업이익은 2조7505억엔, 순이익은 2조1733억엔으로 각각 20.0%, 19.2% 증가했다.일본에 비해 한국은 4개 분기째 성장률 0%대의 저성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2분기 들어서도 내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최대 경쟁국인 일본의 엔저 효과 등으로 수출마저 부진하면서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4월 수출액은 462억1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 줄면서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의 양대 수출시장인 중국·미국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출 회복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양국의 경제 상황은 그대로 청년 실업률에 반영됐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청년(15∼24세) 실업률은 10.9%로 나타났다.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2013년 1분기부터 9∼10%대를 기록하다 이번 분기에 상승했다. 1분기 청년 실업률은 1년 전(10.2%)과 직전 분기(9.9%)와 비교해도 높다.4월 한국의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0.2%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올랐다.올해 4월 수치로만 보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감안한 체감 실업률은 11.3%에 달했다.또 지난달 취업 시장에 진출조차 못 해본 20∼30대는 9만5000명으로, 1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반면,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2013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9%와 7%를 기록하다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6.1%를 나타냈다.엔화 약세와 더불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인건비 상승, 일본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 등이 일본 제조업의 귀환을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반면, 한국 제조업체는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한국 업체들의 국내 생산량은 2011년(465만 7094대)을 정점으로 감소해 2012년(456만 1766대)과 2013년(452만 1429대)에 2년 연속 줄어들다 지난해(452만 4932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이 기간에 해외 생산은 반대로 증가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량은 2004년 41만5959대에서 지난해 441만4094대로 10배 이상 늘었다.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미국과 중국, 멕시코 등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증설을 검토하고 있어 국내외 생산량 차이는 훨씬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설상가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 탓에 국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13년 14만4500명에서 2014년 13만명, 올해 12만1800명으로 줄어드는 등 기업들이 이미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이에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변화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김양팽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연구원은 “일본 기업은 신흥국 시장의 소비성향이 고품질의 상품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파악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신흥국 시장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맞춰 저가격 제품과 고품질 제품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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