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위기 ‘도미노 효과’...세계 곳곳으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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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위기 ‘도미노 효과’...세계 곳곳으로 퍼진다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9.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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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도 악재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중국 경제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세계 각국 경제가 함께 침체의 늪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7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중국발 경제 위기는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에 이미 옮겨붙었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깜짝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치솟은데다 원자재 수출이 급감하면서 재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우선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당장 수출과 경제 성장률이 급속히 떨어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둔 일본, 한국, 대만의 7월 수출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떨어졌다.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기대온 칠레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반 토막날 것으로 보인다.수출에 타격을 입은 신흥국들은 위안화 평가절하 직후 환율시장이 요동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말레이시아 링깃화 역시 올해 초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여기에 중국이 신흥국에 제공을 약속한 차관 역시 세계 경제를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중국은 그동안 세계 각국을 돌며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중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차관 제공이 지연·취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상환 요구가 시작되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신흥국 경제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중남미 순방에서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에 각각 75억달러, 40억달러의 차관 제공을 약속했고 리커창 중국 총리는 동남아시아를 방문해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에 30억 달러 차관을 제의했다.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아프리카에 약속한 차관도 각각 200억 달러, 300억 달러에 달한다.경제 위기의 여파는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만 그치지 않는다.세계 경제가 서로 얽혀 있어 한 곳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위기가 번지는데다 생각지 못한 악재가 닥칠수도 있기 때문이다.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들 국가가 글로벌 위기에서 빗겨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벌어질 수 있다.일본의 경우 중국에서 빠진 자금이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리면 ‘엔고’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엔화 약세 정책으로 간신히 경제 숨통을 틔워놓은 일본으로서는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다.미국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하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는 몇 달간 연기될 것으로 내다봤다.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리면서 전세계에 값싼 중국산 제품이 유통되면 선진국들로서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더 어려워진다. 중국과는 교역량이 많지 않더라도 가격적인 면에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장기간 전세계 경제를 짓눌렀던 것처럼 세계 실물경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이 무너지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경제에도 충격을 줄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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