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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5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개최한 국정감사에선 세제혜택을 주는 업무용 승용차와 관련한 과세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실제 업무용으로 사용되는지 의심스러운 수억원대의 초호화 외제차들이 대부분 법인의 업무용 승용차로 구입됐으며, 정부가 이들 차량의 구입·유지비를 비용으로 인정해 세금 혜택을 주는 게 타당하냐는 점이 논란이 됐다.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에서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2억원 초과 수입차 중 87.4%가 업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자료를 인용해 “차량 구매부터 비용 처리까지 제값을 지불하는 개인과의 과세 형평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급 수입 외제차를 사들여 법인 명의로 등록하면 모든 비용에 세제 혜택을 주는 현행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일부 법인과 고소득 자영업자가 사실상 탈세를 저질렀다는 것이다.지난해 대당 5억9000만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팬텀은 5대가 모두 업무용으로 팔렸으며, 4억7000만원짜리 벤틀리 뮬산 6대와 4억1000만원짜리 롤스로이스 고스트도 모두 업무용으로 등록됐다. 윤 의원은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업무용 승용차의 세제 혜택을 엄격하게 하는 대책을 일부 내놨지만, 미터기 조작이나 업무적 용도의 증명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이에 앞서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세금 특혜’ 논란이 제기된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에 손금 인정 한도를 두는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업무용 승용차의 취득·임차 비용의 손금산입 한도를 1대당 3000만원으로, 유지·관리 비용의 손금산입 한도를 1대당 600만원으로 제한했다.이참에 외제 승용차와 국내 승용차의 과세 형평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배기량이 아닌 출고가로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현행 배기량 위주의 자동차세는 50년 전 만들어져 현재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한다”며 “같은 배기량의 차량이라도 국산과 외제차의 경우 가격이 3배 가깝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또 심 의원은 “자동차세의 재산세 성격을 감안하면 비싼 외제차를 타는 사람과 비교적 저렴한 국산차를 내는 사람이 같은 세금을 내는데,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