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승윤 기자] 추석 연휴 사흘째인 28일 서울 도심은 추석을 쇠고 일찍 귀경해 남은 연휴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가을세일이 시작된 시내 주요 백화점과 흥행작이 상영 중인 영화관은 때 아닌 대목을 맞았고, 고궁과 서울 근교의 산에도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강원도 시댁에서 추석을 쇠고 전날 저녁 남편과 서울로 돌아왔다는 최민영(35·여) 씨는 “차량정체로 고속도로에 발이 묶이기 전 밤을 이용해 집으로 와서 여독을 풀고 시내에서 남은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며 “오후에 백화점에서 가을·겨울 옷도 보고 남편 구두도 고를 생각”이라고 말했다.경기도 평택시 본가에서 이날 아침 일찍 귀경한 김유경(34·여) 씨도 “어머니를 도와 추석 상을 차리고서 결혼 압박을 피해 부모님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 드리고 바로 올라왔다”며 “일 때문에 바빠 오랫동안 못 봤던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떨 계획”이라고 말했다.점심 시간 시내 식당가도 북적였다.
종로구의 한 유명 식당 매니저는 “어제까지 쉬고 오늘부터 문을 열었는데, 평소 주말보다도 손님이 더 몰리는 것 같다”며 “출근한 직장인도 있지만 젊은 부부나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고 온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서울 시내 복합 상영관들도 오전부터 관람객으로 북적였다.김선근(37) 씨는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고 미뤄둔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며 “연휴라 사람이 없겠거니 하고 예매 사이트에 뒤늦게 가니 이미 매진이 돼, 오후 늦은 시간에야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시내 주요 고궁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가족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전날 경기도 시댁에 다녀온 뒤 친정 어머니와 함께 세 아이 손을 잡고 경복궁을 찾은 박상연(32·여) 씨는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아이들에게 고궁을 보여주러 나왔다”며 “집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좋은 날씨에 넓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과천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여의도 광장 등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볐고, 관악산, 북한산 등 서울 인근 산에도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