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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어업권은 권리에 불과할 뿐 재물이 아니어서 횡령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창원지법 제3형사부(권창영 부장판사)는 4일 다른 사람의 어업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혐의(횡령)로 기소된 정모(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재판부는 어업권은 재물이 아니어서 형법상 다른 사람의 재물을 사사로이 쓰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형법상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빼돌리거나 반환을 거부할때 성립한다.항소심 재판부는 양식 어업권은 동산, 부동산이 아니라 수산물을 채취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해 재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즉 어업권을 담보로 재산상 이익을 취했더라도 어업권이 재물이 아니기 때문에 횡령죄로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창원지법 마산지원도 1심 재판에서 같은 이유로 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동업자인 박모 씨와 패류양식업을 하던 정 씨는 2013년 10월 박 씨 몰래 박 씨가 면허권을 갖고 있던 홍합양식장을 담보로 수협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검찰은 정 씨를 횡령죄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