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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선전(深圳)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선강퉁'(深港通) 정책이 올해 안에 공식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최근 중국에서 금융개혁과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과 중국 증시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선강퉁 정책이 공식 발표되고, 내년 상반기엔 실제 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지난 4일 중국 증시에서는 소위 '선강퉁 해프닝'이 발생하며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나는 등 선강퉁 이슈가 6개월 만에 재부각됐다.인민은행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선강퉁의 연내 시행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지며 상하이 증시가 증권주를 중심으로 2.9% 급등하는 등 중국과 홍콩 증시가 급등한 것이다.이후 인민은행이 "보고서에 인용된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의 발언은 지난 5월에 했던 내용"이라고 해명하고 홍콩거래소도 선강퉁 시행에는 최소 3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하면서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그러나 최 연구원은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두고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과 금융개혁이 속도를 내고 있고 이번 주 발표된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에 향후 5년간 금융개혁을 가속화하고 대외개방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연내 선강퉁 정책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최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폭락장을 거쳐 안정세를 취하는 것도 선강퉁 정책 발표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선강퉁이 올해 안에 공식화된다면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상하이지수의 중심축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작년의 후강퉁(沪港通·상하이-홍콩간 교차거래) 시행 시기처럼 급격한 상승 랠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최 연구원은 "작년 중국 증시의 강세를 견인했던 신용거래가 급증하기 어렵고 선전에 상장된 종목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워낙 높아서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선강퉁이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봤다.상하이증시에는 구경제를 대표하는 전통 산업들이 많이 상장돼 있는 반면 선전에는 환경보호, 에너지절감, 농업 현대화 등 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최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 사이클이 구경제에서 신경제로 넘어가는 점, 차기 5년의 성장 구도를 결정하는 '13·5' 규획안의 수혜 등을 감안하면 선전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물론 선전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외국인 투자자가 선뜻 투자하기에 부담스럽기는 하다"면서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향후 중국의 발전 방향을 감안했을 때 신중한 선별 과정을 거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