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7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불구속하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6일 저녁 브리핑에서 "정 총장이 오후 5시께 수사팀 보고를 받고 6시 30분께 결심했다. 현대차 비자금 조성과 기업관련 비리 사건의  처리 방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내부 준비작업을 거쳐 27일 오후 2시 정몽구  회장과  아들인 정 사장을 비롯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 등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채 기획관은 누구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에 대해 "총장이 수사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 오랜 고심 끝에 적합한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 처리방침은 확인해 줄 수 없고 내일 오후 2시 브리핑 때 알려주겠다"며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하지만 수사팀 주변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1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 회장을 불구속하는  대신 정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정 회장을 구속했을 때 현대차 해외 판매망의 동요와 환율 급락 등에 따른 수출 차질, 해외공장 건설을 비롯한 중장기 사업 공백의 장기화 등 경제적 파장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재계 등의 우려를 수사팀이 수용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이 관계자는 또 이번 비자금 관련 범죄의 최대 수혜자인 정의선 사장을  구속함으로써 편법 경영권 승계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정 회장 불구속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채 기획관도 "총장과 수사팀과 갈등이 전혀 없다"고 말해 수사팀이 정 회장  구속 의견을 고집하다 정 총장의 설득으로 나중에 불구속 쪽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총장은 최근 며칠 간 수사팀의 의견 뿐만 아니라 검찰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구속자 범위, 기소 여부 등 신병처리 방침을 최종적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