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무디스는 지난 1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Aa2 등급은 전체 21개 등급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Aa2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긍정적 반응의 근거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외국인 수급 환경의 분위기 전환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한다.
안영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21일 “과거를 볼 때 국가신용등급 상향 직후에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 유입이 지속해서 확인됐다”며 “최근 1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인 외국인 수급에서 매수로 방향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시장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발표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한 부분에 그칠 것이라는 반응 또한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국제유가 하락 등 수요 부진과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한국 주식시장의 단기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따르는 외국인 매도나 코스피의 하락세가 국가신용등급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른 것인 만큼 신용등급 상향은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논리다.
유 팀장은 2002년 이후에는 주요 신용등급 변화와 국내 주식시장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간 상관관계가 불분명했다며 “국가 신용등급 상향을 통해 주요 신흥국 중 한국의 건전성이 재확인됨에 따라 향후 미국 출구전략 과정에서 한국이 다른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선호될 근거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용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에 일부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