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저도주 '좋은데이' 열풍을 일으켰던 무학이 본업인 소주사업 보다 금융상품에 열을 올리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급락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설연휴가 지난 2월 둘째주 마지막날 무학 주가는 2만8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7월 6만6000원까지 올랐던 데 비하면 6개월여 만에 60%가량 떨어진 수치다.무학 주가의 급락은 ELS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홍콩H지수의 추락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홍콩H지수는 지난해 6월에 최고점인 1만5000선까지 올랐다가 14일 현재 7505.37까지 떨어졌다. 반 토막난 무학의 주가와 똑같은 양상이다.무학이 ELS상품에 대한 투자금은 25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홍콩H지수의 급락세에 따라 무학이 투자한 ELS가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은 홍콩 H지수의 급락으로 국내 ELS 4조원어치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학의 원금 손실(장부상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홍콩H지수 하락으로 인한 무학의 ELS 원금손실액(장부상 손실)은 514억원에 달했다.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2일 H지수 하락과 관련, "H지수가 7500선까지 하락할 경우 녹인 구간 진입규모는 4조원대로 예상한다”며 “다만 현재 발행된 상품 중 96.7%가 2018년에 만기가 도래해 그 사이 지수가 회복되면 투자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무학은 지난 2005년부터 재테크의 일환으로 ELS 투자를 시작, 크게 재미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지난 2013년에는 ELS로만 112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그해 영업이익이 59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8% 가량을 ELS 투자로 벌어들인 셈이다.이처럼 대규모 금융투자로 재미를 본 무학이 홍콩H지수 급락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되자 지역 주류업계에서는 무학의 기업 이미지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지게 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부산지역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부산시장 점유율이 90%를 넘기며 맹주로 군림했던 대선주조가 소위 '먹튀 사건'으로 순식간에 점유율이 30%대까지 현재 추락해 있다"면서 "무학이 이같은 부산시민의 정서를 잘 살피지 못한다면 이번 주가하락이 주식시장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