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지난해 불경기 여파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외환위기 이후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내린 기업은 159곳으로 집계됐다.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불경기로 업황이 좋지 않던 건설, 정유, 화학, 철강 업종 위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강등 업체 수는 2010년 34개사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33곳까지 늘어나고 지난해엔 160곳에 육박했다. 이는 1998년의 171개사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높아진 기업 수는 2010년 185곳에서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 26곳에 불과했다. 1998년(14곳)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반적인 등급 하향 추세로 지난해 AAA 기업의 신용등급 유지율은 90.4%로 전년(96.8%)보다 낮아졌다.A 등급 기업도 유지율이 85.6%에서 78.1%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현재 신용등급 보유 기업은 모두 1114개사로, 전년(1149곳)보다 35곳(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신용등급 보유 업체 수는 2004년 699개사를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했지만 지난해에 회사채 발행이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이와 함께 지난해 투기등급(BB 이하) 기업의 부도는 소폭 늘었다.지난해 투기등급 기업 중 8곳이 부도가 나 부도율은 전년(4.51%)보다 2.79%포인트 높아진 7.30%를 기록했다.부도율은 기업회생·파산 절차의 개시 등에 따라 발생한 '협의의 부도'를 근거로 산정됐다.투기등급 기업의 부도율은 2012년 15.66%에서 2013년 6.42%에 이어 2014년 4.51%로 낮아졌다가 작년에 상승세로 돌아섰다.지난해 투자등급(BBB 이상) 기업 중에 부도 난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2014년 이들 등급 회사의 부도율은 0.39%였다.이로써 지난해 연간 전체 부도율은 전년과 같은 0.87%를 기록했다.부도에 더해 워크아웃이나 채무재조정 등으로 원리금 지급이 적기에 이행되지 않은 ‘광의의 부도’를 기준으로 보면 작년 투기등급 기업의 부도율은 11.90%로 전년(7.69%) 대비 4.21%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평가사에서 ‘등급전망(outlook)’을 받은 업체는 95개사로, 이중 ‘긍정적’ 전망은 30곳(31.6%)인 반면에 ‘부정적’ 전망은 65곳(68.4%)으로 집계돼 앞으로 등급 하락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다만 ‘부정적’ 전망 업체 수가 2014년 말(81곳)보다 줄어 등급 하락 추세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