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우주과학과 함께 '거대과학'(big science)의 양대 축으로 일컬어지는 가속기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부산 벡스코에서 마련됐다.포항공대 부설 가속기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이 공동 주관하는 '2016 국제가속기콘퍼런스'(IPAC)는 9일부터 36개국의 가속기 전문가 1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13일까지 진행된다.IPAC은 2010년부터 매년 대륙을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는 가속기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다.이번 대회는 특히 우리나라가 지난달 14일부터 미국과 일본에 이어 포스텍(포항공대)에 건설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본격 시운전하기 시작한 시점에 열렸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등 기본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발생하는 빛을 활용해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대형 연구 장치다. 의학, 생명과학, 나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이번 행사에는 김광제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박사, 프랭크 짐머만 유럽입자물리연구소 박사 등 이 분야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미국의 대표적 방사광가속기 연구기관인 브룩헤이번 국립 연구소(BNL·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에서도 10명의 연구원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이들 연구원 가운데 BNL의 산하 연구기관인 NSLS2(National Synchrotron Light Source-Ⅱ·국립 싱크트론 광원)에 소속된 하기만 박사(47)도 논문 발제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하 박사는 고졸(창원기계공고) 출신으로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입사했다가 방송통신대학을 거쳐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인 2009년 미국 NSLS2에 입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해외 참가자 700여명은 행사 마지막날인 13일 부산 중입자가속기, 포항 방사광가속기 등 국내 가속기 시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연구시설이 필요한 '거대과학'에 대한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한 시점에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