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음악예능의 시대 (1)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매일일보] 바야흐로 ‘대음악예능의 시대’이다.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모두 합해 직업 뮤지션들 사이의 ‘경연’ 형식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몇 개인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특히 jtbc ‘히든싱어’나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같은 시즌제 프로그램들이 많아져서 더 어렵다.혹자는 봇물같이 쏟아져 나온 음악예능들에 대해 ‘차별성’을 모르겠다며 “날고 뛰어봐야 MBC ‘나는 가수다’의 아류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막말(?)도 하지만 프로그램의 결에 따라 같은 가수의 다른 매력을 뽑아내는 것이 음악예능만의 매력이다.“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공감 확대 재생산 음악쇼”를 지향한다는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지형에 서있는 프로그램이다.슈가맨은 한 때 열광했지만 이제 소식을 알기 어려워진 가수를 만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과거 연예인들의 옛 인연 찾기를 도와주던 KBS ‘TV는 사랑을 싣고’의 시청자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경연이 핵심이고 ‘추억’은 부차적 요소인 타 프로그램들과 출발점부터 다르다는 말이다.‘예능적 재미’를 위해 역주행송이라는 이름으로 요즘 가수의 최신 스타일 편곡으로 매 회 ‘경연’을 하기는 하는데 그 경쟁이 프로그램 진행상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 승리를 차지했다고 상금을 주거나 다음 회차 출연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며 패배했다고 해서 애써 편곡·녹음한 음원이 공개되지 않는 불이익도 없다.이런 특징은 ‘슈가맨’으로 섭외된다는 의미의 무거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한 시대를 풍미했음을 공인해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명예이면서 동시에 지금은 대중들에게 잊혀졌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큰 부담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슈가맨’이라는 이름이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소환된 ‘슈가맨’들이 지금 ‘현역’이 아닌 ‘슈가맨’일 수밖에 없는 사연들은 대부분 소속사가 어떻게 망했다거나 멤버들 사이에 어떤 식의 불화 혹은 오해가 생겼다는 이야기 또는 계속해서 음반을 냈지만 더 이상 대중이 호응해주지 않았다는 등의 무거운 이야기들이다.슈가맨이 시청률 상승세 속에서 어쩔 수 없는 휴지기를 갖게 된 배경에 ‘섭외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로 보인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